사회 사회일반

로펌 대표들이 본 올해 법조시장 "변호사 급증·코로나로 무한경쟁 심화"

[6대 주요 로펌 대표변호사 설문]

변호사 3만명 시대...시장 포화

백신으로 코로나 조기 종식땐

법률자문 수요 폭증 호재 될수도

올 키워드는 인재영입·전문성 강화




국내 6대 법무법인 대표들은 신축년 새해 법률시장에 영향을 줄 가장 큰 요인으로 경쟁 심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꼽았다. 해마다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올해도 법조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19 사태는 종식 여부에 따라 국내 법조시장에 독(毒)이 될 수도 또는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호사 3만 명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 19 사태가 맞물리면서 국내 법률시장 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서울경제가 광장·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화우 등 국내 6대 로펌 대표 변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명 가운데 한 명(3명)이 올해 법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로 ‘해마다 증가하는 변호사 수’를 지목했다. 변호사 수의 급증이 경쟁 심화로 이어지면서 국내 법조 생태계 내 생존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코로나 19 사태(2명)와 검경 수사권 조정(1명) 순이었다.

특히 이들은 변호사 수 급증에 따른 경쟁 심화와 코로나 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올해 법조시장이 이른바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이미 누적 변호사 수가 3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코로나 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가 국내 법률시장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계성 김앤장 대표 변호사는 “포화된 법률시장, 코로나 19가 야기한 경기 불황 등으로 올해 법률 시장도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정진수 화우 대표 변호사는 “지난 해는 코로나 19로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나 파산, 무역분쟁, 인사·노무 관리 등의 문제가 법조계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며 “올해도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19로 시작된 변화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글로벌 팬데믹의 지속 여부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백신으로 경제상황이 호전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이 경우 산업, 기업, 금융 등 각 분야에 잠재돼 있던 여러 문제점이 동시에 분출돼 법률 자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19 상황이 종식될 경우 국내 법률시장에 봄날이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의 규제 방향성도 체크 포인트로 제시됐다. 자문 등 기업 대상의 법률서비스가 늘고 있는 만큼 정부 움직임에도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말 통과된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법제 등은 기업에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며 “역대 정부들은 정권 하반기에 규제를 강하게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최근 입법에 따른 규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6대 로펌 대표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안으로 인재 확보를 1순위로 꼽았다. 경쟁 심화·코로나 19 사태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는 만큼 우수한 인재 충원·조직 변화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장기적으로 경찰의 직접 수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대규모 수사보다 법 개정 변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검경이 제도 정착에 노력할 것으로 본다”며 “실무적으로는 절차가 복잡해진 만큼 전문 변호사의 조력 필요성은 더 커졌고 형사 변호사의 업무는 많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두식 세종 대표변호사는 “경찰 출신 변호사들을 보강해 경찰팀을 신설하고 경찰-검찰 수사단계와 법원 공판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팀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서동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현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등 형사분야에서 전문가를 고루 영입해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기업경영 분야 변화에도 인재영입을 통해 전문성 강화에 중점을 둬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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