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덜오른 대형주 찾자"…남은 저평가株는 통신·음식료

코스피 새해들어 10% 가까이 급등

가격 부담에 종목 선별 중요해져

12개월 선행 PER 15배까지 올라

통신·음식료 만한 저평가 섹터 없어

KT 7.7배·CJ제일제당 11.4배 그쳐




코스피지수가 새해 들어 사상 첫 3,000포인트를 뚫고서도 멈춤없는 질주를 계속해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새해에만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등해 전반적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져 투자자는 종목 선별과 매수 타이밍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발 늦게 증시에 뛰어든 뉴머니가 덜 오른 우량주 찾기에 나서며 엉덩이가 무거운 업종을 띄어 올리는 가운데 아직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저평가 종목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86배로 조사됐다. 지난 12월 말 당시 PER이 역사적 고점(13배)에 다다르며 과열 우려를 자아냈지만, 코스피가 쉼 없이 달리면서 PER은 어느덧 15배까지 차올랐다. 특히 최근 중·소형주가 선방한다는 ‘1월 효과’가 무색하게 대형주가 지수 견인을 주도하면서 KOSPI200의 12개월 선행 PER은 15.06배를 기록했다. PER은 기업 이익에 견줘 주식이 얼마나 비싼 시세로 거래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주가의 적절성을 따지는 준거점이 된다.

‘국내 증시 포트폴리오가 신경제 산업 위주로 재편 중이다’ 등 높아진 가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가 생성되고 있지만, 어떤 주식이든 쉬지 않고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게 주식시장의 교훈이다. 증시에 몰린 막대한 자금이 대형주를 순차적으로 들어 올리면서 순환매 차례를 맞이하지 못한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시장도 덜 오른 종목에 대한 수요도 강한 모습이다. ‘타임머신을 만들어도 안 오른다’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던 SK텔레콤(017670)은 지난 7일 13년 만에 최고 오름폭(7.8%)을 기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증시는 밸류에이션 변화에 대한 논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저평가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며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주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벤치마크인 코스피 대비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는 대표적인 섹터로는 통신업종이 꼽힌다. 업계 맏형 SK텔레콤의 12개월 선행 PER은 11.6배(이하 7일 기준)까지 올라왔지만,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아직 7.7배, 7.8배에 머문다. 통신사는 ICT종합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시장의 프레임이 통신업에 갇힌 것이 이들이 위축된 이유로 거론된다. 실제 KT는 통신 외 IPTV, 음원, 콘텐츠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투자자의 인식은 희미하다. KB증권은 KT의 미디어·콘텐츠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을 3조 1,650억 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통 콘텐츠 강자 CJ ENM의 매출 컨센서스(3조 3,040억 원)에 견줄 수 있는 규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 모두 주가가 매력적인 상태이며 경영진 평가에 주가가 포함되면서 주가 관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음식료도 황소장에서 나홀로 소외된 업종 중 하나다. 대상(001680)CJ제일제당(097950)과의 PER은 각각 7.6배, 11.4배로 벤치마크 대비 낮고, 증권업계 평균 목표주가와 괴리도 29.7%, 27.5%까지 벌어졌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가공식품과 바이오 부문의 선전 등 올해 전반적인 체력 향상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정책 변화 기대에 힘입어 장기 침체국면을 딛고 최근 큰 폭으로 뛴 현대건설(000720)(10.3배)·대우건설(047040)(6.5배)·GS건설(006360)(6.0배) 등 건설주도 아직 PER이 10배를 밑돌고 있다. 이외 지주회사인 GS(6.8배)·한화(6.2배), 금융업종 삼성증권(016360)(7.4배)·신한지주(055550)(5.1배)·하나금융지주(086790)(4.4배) 등도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승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