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재웅·남궁훈, AI '이루다' 논란에 의견 엇갈려

李 "AI 사회적 책임 점검기회"

南 "규제로 혁신 가둬선 안돼"

IT업계 대가들이 논란 끝에 서비스를 종료한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이루다 서비스 종료에 찬성했지만,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규제로 혁신을 가둘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연합뉴스이재웅 전 쏘카 대표 /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스캐터랩이 이루다 서비스 중단을 발표한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루다 서비스 개선 입장문을 소개하며 “AI(인공지능)의 사회적 책임·윤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이루다) 문제가 회사 지배구조의 다양성 부족이나 구성원의 젠더·인권 감수성 부족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점검하고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루다 사건을 계기로 AI 챗봇과 면접·채용, 뉴스추천 등이 인간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으로 점검할 때”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AI를 학습시키는 인간의 규범과 윤리도 보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이루다가 차별·혐오 문제를 불러온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루다 서비스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카카오게임즈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카카오게임즈


반면 남궁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이루다 서비스 종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남궁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엉뚱한 AI 관련 규제로 혁신을 가둬두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썼다. 그는 “선생님, 상담사 같은 AI가 이루다와 같은 대답을 하면 안 되지만 이루다는 10~20대들의 대화를 학습해 현존하는 혐오와 차별에 노출됐을 뿐”이라며 “AI가 아닌 현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궁 대표는 또 “혁신적인 서비스를 출시한 회사에 박수를 보낸다”며 “모처럼 일어난 AI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루다는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달 23일 출시한 AI 챗봇이다. 출시 2주 만에 75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모았지만 성희롱·사회적 약자 혐오 등 논란을 빚었다. 스캐터랩이 지난 2016년에 출시했던 ‘연애의 과학’ 앱의 개인정보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스캐터랩은 지난 11일 이루다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지만 이용자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애의 과학 이용자 300여 명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스캐터랩이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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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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