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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금융 데이터 기업으로" 현대캐피탈의 변신

업계 첫 리스 승계 서비스 출시

다양한 고객 소비 데이터 확보

7개월만에 상담·이용 5배 늘어




올해 직장 생활 3년 차를 맞는 한 모 씨는 취업하자마자 장거리 출퇴근을 위해 마련했던 장기 렌터카의 처분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차 값은 물론 취득세·자동차세나 보험·정비 등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장기 렌터카가 딱 맞는 선택지였으나 부모님의 자가용을 넘겨받기로 하면서 이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도 해지 해약금이 만만치 않고, 해약금 없이 남은 계약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자니 승계 방법도 막막한 상황이었다. 조건에 맞는 승계자를 직접 찾느라 한 달 가까이 허비했던 한 씨는 최근 현대캐피탈을 통해 렌터카 승계 전용 ‘카브릿지’ 서비스를 접하고 일주일 만에 차량 승계를 마무리했다. 한 씨는 “승계자를 직접 만나거나 지점을 찾을 필요 없이 전부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업계 최초로 리스·렌터카 승계 서비스 카브릿지를 출시해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차 금융만으로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캐피탈로서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소비의 초점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옮겨감에 따라 중고차·렌터카·구독 등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 소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자동차 금융에 특화한 ‘데이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4월 선보인 카브릿지 서비스는 출시 7개월 만에 승계 상담 건수(698건)가 5배, 인입 건수(396건)는 4배 늘었다. 상담 이후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는 확정까지 이어지는 건수(20건)도 4배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 끝낼 수 있다는 점도 큰 호응을 얻은 요인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승계를 원하는 소비자도 늘었지만 복잡한 절차와 승계자를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 때문에 실제 이용하는 고객은 극히 적었다”며 “카브릿지가 출시되자마자 상담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기존에 충족되지 못했던 수요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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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승계 중개에 현대캐피탈이 직접 나선 것은 무엇보다 다양한 자동차 이용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수년째 데이터 신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워왔다. 자동차 금융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신차 할부 금융만으로는 이제까지의 우위를 지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캐피털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예비허가를 받은 것도 이를 위한 물밑작업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할부·렌트·구독 등 자동차 이용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고객 각각의 성향과 소비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곧 경쟁력”이라며 “금융과 데이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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