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후탄1리 쌍용천에서 15일 오전 진한 녹색 액체가 흘러 일대에 소동이 일어났다.
녹색 액체는 이날 낮 오후 1시께 쌍용천을 따라 서강 2㎞ 지점까지 흘러내려 갔다.
현장을 확인한 지역 환경단체인 동·서강보존본부는 인근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 현장에서 나온 화학약품 등으로 추정된다며 영월군 등 관계기관에 신고했다.
한반도면 일대에는 총면적 21만여㎡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다. 녹색 액체가 유입된 곳과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지는 직선거리로 약 200m이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쌍용양회 측은 침출수가 지하 동공 등을 타고 서강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역주민의 우려에 따라 땅속 물길 등을 확인하고자 투입한 추적물질로 추정하고 있다. 추적물질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매립장이 들어설 사업예정부지는 물론 인근 지역의 지하수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적자 시험을 광범위하게 시행해오고 있다"며 "이번 추적자 시료의 유출은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금번 추적자 실험의 유출 결과는 향후 보다 완벽하고 안전한 매립장을 조성하는데 반영할 것이며, 앞으로도 주변의 우려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상용 동·서강보존본부 상임이사는 "녹색 액체가 추적물질이라면 석회암 지대의 땅속 수많은 틈과 동공으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며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 사업은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