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긴 자연획득 면역의 감염 보호(재감염 예방) 효능이 5개월 기준 83%로 분석됐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PHE가 지원하고 있는 ‘코로나19 면역·재감염 평가’(SIREN)의 중간 연구결과다.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르지만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보인 예방 효능인 95~94%, 평균 70%의 중간쯤 된다.
백신의 효능은 2차 접종 후 7일~2개월 정도까지 본 결과이고 대상자를 엄격히 통제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임상시험 결과여서 실제 효과는 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5개월 뒤 수치가 어떻게 나올 지도 알 수 없다.
SIREN 연구는 지난해 6월부터 102개 병원의 의료종사자 2만여명을 연구 대상자 모집 단계에서 코로나19 항체검사 결과 양성(감염된 적 있어 항체 생김)으로 나온 6,614명과 음성으로 나온 1만4,000여명으로 나눠 1년 동안 코로나19 감염자의 자연면역이 얼마나 유지되는지, 감염보호 효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아본다. 연구 대상자들은 2~4주마다 코로나19 항체검사(혈액검사)와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다.
PHE가 발표한 중간 연구결과는 6월 18일~11월 24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비교한 것이다. 5개월여 동안 PCR 검사로 코로나19 확진된 사람은 모집 단계에서 항체 양성이었던 ‘잠재적 재감염군’이 0.7%(44명), 항체 음성이었던 ‘초발 감염군’이 2.3%(318명)였다. 연구기간 중 확진자 가운데 유증상자 비율은 잠재적 재감염군이 약 30%로 초발 감염군(78%)과 큰 차이가 났다. 잠재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영국 내 1차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PCR 검사를 받지 않았고 항체검사는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져 이번에 재감염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다.
PHE 수석의료고문이자 SIREN 연구 책임자인 수잔 홉킨스 교수는 “(자연획득) 면역력이 오래가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보호 수준이 완전하지 않아 1차 대유행 때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이 다시 감염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옥스포드대 연구팀이 코로나19 항체 양성을 보인 의료직 직원 452명(29~50세)의 혈청 내 항체 수치를 분석했더니 코로나19 확진 평균 24일 뒤 최고치를 보였다가 85일만에 반으로 떨어졌다. 이어 137일이 지나면 양성 여부를 가리기가 모호한 수준으로 항체 수치가 감소했다. 젊은층과 무증상 감염자는 항체 수치가 더 빨리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