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큰 눈이 올 것으로 예상했던 기상청의 예보가 잇달아 빗나갔다. 이른 아침엔 남서쪽에서, 오후엔 북서쪽에서 몰려오던 눈 구름대가 서울 부근에서 방향을 바꿨거나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강원 산지, 충북 북부 등 다른 지역에는 큰 눈이 내려 지역별 적설량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눈이 그치고 난 후에는 한파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8일 오후 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오전 9시 40분에 서울 동북·서남·서북권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한 지 약 3시간 20분 만이다. 서울 동남권은 전날(17일) 오후 9시 20분에 이미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40분 대설주의보를 발효하며 “오후 1시 전후에 다시 강하게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지만 막상 해당 시간이 되자 대설주의보를 해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저기압 전면에 눈 구름대가 형성됐는데 눈 구름대가 많이 약화된 상태에서 서울을 훑고 내려갔다”며 “이 때문에 서울 북부 지역에 눈발이 짧게 날린 것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 기준 서울 노원의 적설량은 1.2cm다.
앞서 기상청은 이날 이른 오전에도 서울 지역에 큰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지만 서울 적설량은 오전 7시 목측(눈으로 보고 잰 것) 기준 0.1cm에 그쳤다. 오전 예보가 빗나간 배경에는 ‘눈 구름대의 방향 변화’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초 기압골이 남하하면서 남서풍이 유입돼 눈 구름대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압골의 남하 속도가 느려져 남서풍보다 서풍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눈 구름대가 약해 오전 동안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다만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발효되는 한파주의보는 유지된다. 눈 구름 뒤편으로 찬 공기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서울 외에도 경기, 인천, 세종, 충북, 충남, 강원 등 중북부 지역과 경북에 같은 시각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가 내려질 예정이다.
서울에는 예상보다 적은 눈이 내렸지만 경기 동부, 강원 영서, 강원 산지,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내륙에는 현재 여전히 대설특보가 발효돼 있다. 주요 지점의 적설 현황은 오후 2시 기준 경기 안성 5.6cm, 강원 구룡령(홍천) 23.6cm, 충북 제천 10.7cm, 전북 순창 9.4cm, 경북 봉화 12cm 등이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 북부의 눈은 오후 3시 전후로,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 강원, 전라 동부, 경상 지역은 오후 6시 전후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오후 6시까지의 예상 적설량은 서울, 경기 서부, 강원 동해안, 충북(북부 제외), 경북(북부 내륙 제외), 전북 동부, 경남 서부 내륙은 1cm 내외다. 경기 동부와 충남권, 전남 동부는 1~3cm, 강원 영서,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내륙, 울릉도·독도는 3~8cm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에는 다음 날인 19일 새벽 3시까지 눈이 내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