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사옥./사진제공=현대차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침체에도 인도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635만851대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가 추정한 작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 폭인 16%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도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인도에서 전년 대비 1.6% 증가한 56만4,147대를 판매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아예 폐쇄됐던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점유율은 종전 18.8%에서 23.1%로 4.3%포인트 올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들이 인기를 끌며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인도에서 31만5,532대의 SUV를 판매했는데, 이는 인도 전체 SUV 판매의 44.6%에 달한다. 현대 크레타와 기아 셀토스가 각각 10만대 가량 팔리며 베스트셀링 SUV 1·2위에 올랐고, 베뉴도 8만대를 넘기며 4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사진제공=현대차미국 시장에서는 2016년(8.1%) 이후 4년 만에 8%대의 점유율을 회복했다.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8.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8.7%를 기록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미국 시장이 14.4%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7.6% 감소한 122만4,758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 같은 감소 폭은 GM과 포드, 도요타 등 미국 시장에서 연간 50만대 이상 판매하는 주요 업체 중 가장 적은 것이다. 팰리세이드(8만2,661대)와 텔루라이드(7만5,129대) 등 대형 SUV가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를 이끌었다.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아반떼는 10만1,590대 팔렸다.
유럽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는 전년 대비 21.0%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2019년 6.7%에서 작년 7.0%로 오히려 0.3%포인트 올라갔다. 유럽 자동차 시장 전체 수요가 24.3%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7%를 넘은 것은 유럽 진출 이래 처음이다. 특히 순수 전기차가 9만5,917대 팔리는 등 친환경차가 2019년의 2배 수준인 18만7,930대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에서 판매한 차량 5대 중 1대는 친환경차였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사진제공=현대차브라질에서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1%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8.9%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소형차 HB20은 브라질 전체 승용차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역시 판매량은 25.0%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11.1%로 0.4%포인트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는 그랜저와 쏘렌토가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도 전년 대비 6.2% 늘어났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0.02%포인트 늘어난 70.0%를 기록했다.
다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는 66만4,744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26.9% 하락했다. 작년 중국의 산업 수요가 6.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뼈 아픈 감소세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4.5%에서 3.5%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종전 23.1%에서 22.9%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