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본부를 둔 IM선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IM선교회 산하 광주 TCS국제학교에서 100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에 앞서 같은 IM선교회 소속인 대전 IEM국제학교와 관련해서는 26일 0시 기준 누적 17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IM선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별도 방역 지침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여부를 고심해온 정부로서는 한층 곤혹스럽게 됐다.
26일 광주시는 광산구 운남동의 TCS국제학교에서 1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TCS국제학교는 IM선교회 산하 기관으로 광주시는 전날 TCS국제학교에서 집단 합숙 중인 학생 122명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진단 검사를 시행했다. 앞서 광주시는 북구에 소재한 IM선교회 산하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전수 검사에 돌입했다.
대전 IEM국제학교 관련 누적 확진자는 전날 기준 총 171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0시 기준 132명(학생 112명, 교사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6일까지 IM선교회 본부 건물 기숙사에서 국제학교 학생과 같이 생활한 청년훈련과정 관련자는 39명(학생 35명, 교사2명, 목사 부부 2명)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초기 확진자들은 17일과 19일 등에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들은 시설 내에서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증상 발현 기간 중 식당·미용실 등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집단으로 합숙한 것이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비인가 교육 시설에 대한 별도 방역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최근 종교 시설 집단감염 양상을 보면 대면 예배는 오히려 집단감염 사례가 많지 않고 성경 모임, 성가대 등 소모임에서 감염이 많았다”며 “이런 시설은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마스크만으로 전파 차단이 잘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도원·수련원에서 숙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요청했다”며 “이번 집단감염이 발생한 기독교 교회 쪽 대안 교육 시설과 관련해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중수본의 대책 논의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번 주 중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다는 점과 소상공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거리두기 단계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최근 IM선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거리두기가 조정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손 반장은 “가급적 금요일(29일)에 발표하기 위해 각 협회와 단체 의견을 관계 부처에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광주=김선덕 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