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압박"외치는 블링컨과 "평화프로세스 " 정의용, 한미공조 잘 될까

블링컨, 27일 미국 상원 인준 거쳐 취임

“대북정책 재검토”…이란핵협상 방식 전환할듯

극제공조 통한 선제재 후 단계별 제재완화

반면 정의용 “평화프로세스 뿌리 내릴것” 고수

인도협력과 남북관계 개선 통해 주변국 설득

강경화-블링컨 첫 통화에서 '동맹강화' 공감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워싱턴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leekm@yna.co.kr (끝)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워싱턴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leekm@yna.co.kr (끝)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7일 정식 취임하면서 미 외교당국의 진용이 갖춰지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외교 당국 간 호흡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블링컨 장관이 대북 제재와 바텀업(실무진 간 협의) 방식에 무게를 둔 반면 정 후보자는 인도협력에 기반한 평화프로세스를 강조해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27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의회 인준을 마치고 공식 취임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원은 블링컨 장관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가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시대'와는 다른 대북 접근법을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살펴보는 것”이라며 기존 정책의 재검토를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강력한 제재 전략으로 대북정책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8년 언론 기고를 통해 "북한과의 핵 합의에 최고의 모델은 이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실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으로서 이란 핵협상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당시 이란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 다음, 비핵화 단계 별로 맞춤형 제재 완화를 제공하는 '단계적 합의' 방식을 사용했다. 이같은 제재가 국제 사회 간 공조로 이뤄졌다는 것도 이란 핵협상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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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이 기고에서 △북한의 전체 핵 프로그램 공개 △국제 사찰을 통한 모든 핵물질 농축·재처리 인프라 동결 △일부 핵탄두·미사일 제거를 보장하면 일부 경제 제재 해제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밝혔다. 선제재 후 단계별 제재완화라는 이란 핵협상의 공식을 북한에 적용한 것이다.

반면 정 후보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이후 지속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1일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첫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남북 간 인도지원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이를 통일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선제재 후 협상이라는 이란 핵협상 방식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또 이란 핵협상은 국제 공조를 통한 제재로 이란-미국 간 합의를 이끌어 낸 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 협조를 유도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바텀업과 탑다운(정상 간 대화)에 대한 선호 역시 블링컨 장관과 정 후보자의 차이로 꼽힌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8년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과거 비핵화 협상 때는 쉬운 과제부터 해결하는 바텀업 방식을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인 톱다운방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첫 통화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과 약 3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사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특히 “우리 정부는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이해가 깊은 블링컨 장관의 취임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블링컨 장관은 “내 임기 중 한미동맹을 앞으로도 더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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