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시장은 실망한 분위기다.
27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7억 2,100만 달러(약 8,031억 원)의 순이익을 내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2019년 연간 8억 6,2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의 연간 주당 순이익은 2.24달러로 집계돼 월가 예상치(2.45달러)에 못 미쳤다. 지난해 차량 인도 대수는 49만 9,500대로 테슬라가 목표한 50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4분기(2020년 10월~12월) 영업이익률도 5.4%를 기록해 직전 분기 9.2%에서 크게 떨어졌다.
AP통신은 “테슬라가 지난해 15억 8,000만 달러 규모의 크레딧이 없었다면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 등 13개 주(州)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에 크레딧을 부여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는 연말까지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 규제 당국의 처벌을 받게 된다. 전기차만 생산해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한 테슬라는 이 크레딧을 다른 업체에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실적 발표 후 테슬라는 시간외거래에서 5% 이상 하락한 주당 820.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모호한 전망만 제시했을 뿐 납품 목표치를 밝히지 않아 월가를 실망하게 했고 주가는 하락했다"고 전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