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두번째 대공황의 서막…포트폴리오 0000해야[책꽂이]

■신 대공황

제임스 리카즈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2월24일, 이탈리아에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내에서 그칠 것 같았던 감염병이 유럽으로 번졌다는 신호에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3.6% 급락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화폐 전쟁’, ‘화폐의 몰락’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신간 ‘신 대공황’에서 이날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대공황의 시작이라 말한다. 일반적인 경기 침체가 아니라 “1930년대 대공황조차 앞으로 벌어질 일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경고한다.



작년 3~9월 사이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만 6,000만 명이 넘는다. 저자는 이 같은 대규모 실직 사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고 건수 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대량 해고가 발생한 속도다. 20세기 대공황 당시에 실업률이 불황이라고 판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면, 2020년의 실업률은 3개월 만에 그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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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전망과 함께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에도 무게가 실려 있다. 저자는 고유의 예측 분석 모델에 기반해 투자 자산의 3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기회가 오면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미국 국채 시장 강세를 전망하며 자산의 20%를 배분하라고 권하고, 증시에서는 천연자원, 에너지, 물, 농업, 방위산업 관련 종목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금의 가치에 주목한다. 오는 2025년까지 금값이 7배 뛰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투자 가능 자산의 10%를 장기 보유할 것을 그는 제안한다. 전작들에서 통화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금 투자를 강조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그는 미국의 섣부른 봉쇄 결정이 경제적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60년대 홍콩 독감이 유행할 당시에도 미국에서만 10만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봉쇄령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봉쇄령의 목적은 병상 부족으로 의료 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 체계는 코로나19 앞에 무너져 내렸고, 영안실 부족으로 시신을 냉동차에 쌓아둘 지경에 이르렀다. 이동이 자유로웠다면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 지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유일한 척도는 아닐 것”이라며 봉쇄령에 따른 경제적 손실 만을 언급한다. 투자자는 보이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는 그의 분석에 씁쓸해진다. 1만8,0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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