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등이 연초부터 반도체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장비 업체들의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테스(095610)·원익IPS(240810) 등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13곳은 1월에만 총 4,458억 7,700만 원 규모의 관련 장비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반도체 장비 계약을 공시한 기업은 1곳(1건)에 불과했다.
가장 큰 금액을 수주한 곳은 전 공정 업체 테스로 5건의 계약을 통해 총 1,166억 원 규모의 장비를 수주했는데, 계약 상대방은 모두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3건)와 SK하이닉스(000660)(2건)였다. 뒤를 이어 원익IPS(1,160억 원), 디아이(003160)(463억 원), 한미반도체(042700)(410억 원), 에이디테크놀로지(200710)(375억 원), 와이아이케이(232140)(190억 원) 순으로 수주 금액이 컸다. 이외에도 에이피티씨(089970)·주성엔지니어링(036930)·유진테크(084370)·인텍플러스(064290)·네온테크(306620)·러셀(217500)·디바이스이엔지(187870) 등이 국내외 업체들과 반도체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연이은 수주 공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원익IPS(12.99%), 디아이(9.53%), 한미반도체(9.39%) 등은 올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연초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설비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33조 원을 투입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35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인 대만 TSMC도 올해 지난해(172억 달러) 대비 63% 급증한 31조 원(280억 달러)까지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는 경쟁사들의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며 “올해 10조~12조 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계획 중인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상향 조정한다면 D램의 설비투자를 추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시스템 반도체뿐 아니라 기존 D램과 낸드 모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는 관련 업체들의 수혜로 이어지며 실적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테스와 원익IPS가 공시한 장비 수주 규모를 통해 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시안에만 최소 4만 5,000~6만 장(생산 능력 기준) 수준의 낸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하반기 평택 2공장(P2)의 신규 낸드 투자와 V7 기술이전(마이그레이션)이 지속되며 낸드 투자는 지난해보다 증가하며 테스 등의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계획이 지속해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추가 팹(FAB) 착공 가능성, 신규 고객사 확보 등에 따른 중소형주의 수혜가 예상된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