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29일 산업재해, 지배 구조 부실, 사모펀드 사태 등에 엮인 삼성물산 등 7개 기업 중 일부에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일부 위원이 기존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전격 제안한 내용으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올해 첫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포함한 책임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기금위원인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날 발의한 임시 안건에서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원칙이 취약한 기업에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를 추천할지 결정하자고 했다.
대상이 된 기업은 삼성물산(지배 구조 취약), 포스코(환경오염), CJ대한통운(과로사),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사모펀드 사태 책임) 등 7곳이다. 이 위원은 이 중 최대 두 기업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되 구체적인 방식은 기금위 내 전문가 조직인 수탁자책임위원회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지난 2019년 12월에 마련한 ‘적극적 주주 활동 가이드라인’에서 ESG를 훼손한 기업에 대화와 중점 관리 등을 각 1년여에 걸쳐 진행한 뒤 사외이사 추천 등 주주 제안을 하도록 했다. 적극적 주주 활동이라도 신중하게 절차를 밟으라는 의미였다. 기금운용위가 정한 원칙을 스스로 어긴 셈이다.
이 위원은 위원 7명의 동의를 받아 이날 임시 안건을 올렸으나 재계 등 다른 분야 위원들의 반대로 향후 회의에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