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양주 집값 1월 5% 폭등…시장 달군 'GTX 뒷북’ 지속?[집슐랭]

1월 양주·고양 등 GTX 예정지 주변 아파트값 급등하며

수도권 아파트값 역대 최고 상승률 2주 연속으로 경신

착공·개통 등 GTX 추가 호재 아직 나오지 않았음에도

중저가 아파트 '패닉 바잉' 수요 GTX 주변으로 몰려

기대 쌓이지만 실제로 '교통 혁명' 가져올지 의문도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말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지역은 경기 양주시였다. 1월 한달 간 무려 4.86%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상승률(4.19%)를 뛰어 넘는 수치다. 1월 상승률 상위 지역을 보면 양주 뒤를 이어 ▲고양 덕양구(4.53%) ▲일산서구(3.64%) ▲남양주(3.08%) ▲일산동구(2.97%) ▲인천 연수구(2.96%)가 이었다. 모두 수도권에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호재를 안은 지역들이다. 이들 지역의 오름세에 힘입어 지난 25일 수도권 아파트값은 0.33% 상승,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GTX가 수도권 곳곳의 집값을 뒤흔들고 있다. GTX가 수도권 교통 지형을 변화시키며 일대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급등세가 더욱 주목을 끄는 이유는 GTX는 이미 전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 사업이 확정된지 오래며 A노선의 경우 공사 중이라는 점이다. 즉, 특별한 호재가 추가된 것이 아니지만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더 늦으면 집을 사지 못할 것이라는 ‘패닉 바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GTX 예정지가 겁에 질린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2015년도 양주 옥정신도시 항공사진/연합뉴스2015년도 양주 옥정신도시 항공사진/연합뉴스


<특별한 소식 없었는데도…경기 집값 끌어올린 'GTX 뒷북'>

꼭 GTX가 아니더라도 지하철 등 교통 호재는 항상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급등세의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특정한 모멘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대체로 철도 호재의 경우 일반적으로 ▲계획 수립(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착공 ▲준공, 3차례에 걸쳐 나타난다는 것이 시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에 해당하는 사건이 없었다.

실제로 고양, 양주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은 오히려 GTX 노선이 계획 수립, 착공됐을 때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매수 가능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가운데 매수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던 것이 ‘GTX 역세권'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GTX-A 노선이 착공을 시작한 2018년 12월, 고양시의 아파트값은 되레 0.04% 하락했다. 그 다음달인 2019년 1월에도 0.09% 내렸다. 양주시 또한 C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2018년 12월, 0.09% 하락했다. 최근의 급등세와 대비적이다.

시장에서는 전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수도권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GTX 호재’ 하나보다는 매수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에 여전히 초점이 쏠려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추후 GTX를 통해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아파트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산동구 아파트 모습일산동구 아파트 모습



<기대 몰리는 GTX, 수도권 교통 혁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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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GTX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 또한 많다. 분명 서울과 수도권 외곽 간의 이동 시간을 기존보다는 줄일 수는 있겠지만 가격·시간 등이 예측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 KTX는 부산-서울 간 이동 시간을 2시간 대로 줄이는 등 서울 생활권을 확대, 교통 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현재 정작 KTX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가격이 문제다. 경기 양평역에서 서울역까지 KTX를 통해 이동할 경우 시간은 50분 내외로 걸린다. 경의중앙선~1호선을 이용하는 시간(1시간38분)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KTX 운임료는 8,400원으로 왕복시 1만6,800원에 달한다. 매일 같이 출퇴근 용도로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GTX 운임료는 이보다는 낮지만 역시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GTX-C 노선의 경우 기본운임(기본구간 10㎞까지)은 2,719원이며 추가거리 운임은 5㎞당 227원이 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양주시에서 삼성역까지의 운임은 4,000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중간중간 정차역들이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국토부는 최근 GTX-A노선에 창릉역 신설 계획을 포함시켰다. C노선에 대해서도 민간사업자 부담 등 몇가지 조건 아래 역을 3개까지 신설할 수 있도록 했다.이에 일각에서는 각종 역이 추가되면서 GTX가 결국 ‘완행열차’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 간 GTX 정차역을 둘러싼 갈등 또한 커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부터 의왕·안양·병점·평택 등까지 지역 내 GTX 정차역을 신설해달라는 민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반면 과천·군포 등 기존 정차역을 유치한 지역에서는 더 이상 역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에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서 지반 안정성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이에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더욱 오래 걸릴 가능성도 커져 원안대로 개통 시기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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