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집콕’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2021학년도 교과 과정에 맞춘 참고서와 문제집이 주를 이루지만 정규 교과 과정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다룬 책들의 출간도 눈에 띈다. 경제·금융 상식, 사회성 및 인간 관계, 악필 교정, 어휘력 강화 등 방학 동안 아이들이 미리 챙기면 유익한 책들이다.
‘경제를 알면 세상이 보여!(미세기 펴냄)’는 프랑스 경제학자 제자벨 쿠페 수베랑이 자신의 딸을 위해 쓴 경제 만화다. 책 속 주인공은 열 두 살 여자 아이 조에. 조에는 엄마가 일자리를 잃은 다음 많은 궁금증을 갖게 된다. 은행을 다니던 엄마가 왜 일자리를 잃었는지, 은퇴한 옆집 로빈슨 부인은 왜 나라에서 돈을 받는지, 세상에 빈부격차는 왜 존재하는지 등 조에는 알고 싶은 게 많다. 이에 저자는 연금, 경제 활동, 퇴직 등과 같은 경제의 기본 개념부터 로봇화, 세계화, 지구온난화, 브렉시트 등 최신 경제 이슈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알려준다.
‘초등학생을 위한 똑똑한 돈 설명서(솔빛길 펴냄)’는 영국 더 타임즈가 ‘2020 올해의 아동서’로 선정한 책이다. 돈을 버는 법에서 불리고 쓰는 법까지 알려주는 초등학생용 금융 실전 입문서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돈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저축, 주식 투자, 채권, 광고, 소비, 기부 등의 용어 설명은 물론 흥미로운 금융 에피소드와 관련 인물도 소개한다. 예를 들면 1950년 지갑을 깜빡 잊고 외출했다가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밥값을 내지 못했던 프랭크 맥너마라의 경험이 신용카드의 출발이라는 점을 설명해준다. 또 100달러로 초콜릿을 사 먹는 대신 초콜릿 공장 주식을 사면 주주가 되고, 주식 가치가 오르내리며 경우에 따라 배당금을 받을 수 도 있다고 소개한다.
주니어김영사는 친구 관계를 고민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내놓았다. ‘꿈을 이루는 어린이를 위한 1퍼센트의 비밀 - 사회성과 인간관계’는 아이들이 겪기 쉬운 갈등 상황을 보여주면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친구와 싸우지 마라’'배려하고 양보해라' 등과 같은 틀에 박힌 관념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반이라고 전부 친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친한 사이여도 싸울 수 있다’ 등 자존감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
출판사 측은 “초등학생은 또래와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를 경험하고 사회성을 키우는 시기임에도, 아이들이 코로나로 갇혀 있다”며 “집콕 시대, 친구와 멀어진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이라고 전했다.
개학 전 학습 자신감을 키워주는 책도 있다. ‘초등 1학년 필수 어휘 100개의 기적(위즈덤하우스 펴냄)’은 20년 경력의 초등학교 교사 박은주, 윤희솔이 초등학교 1학년 학교 생활과 공부에 당장 필요한 어휘를 추려 정리한 책이다. 국어, 수학, 통합 교과, 창의적 체험 활동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모두 정리해 아이들이 수업 중 뜻을 몰라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의 ‘처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서‘처지’의 뜻을 몰라 아이가 주눅 드는 일이 없도록 단어의 뜻을 미리 가르쳐주는 식이다.
아이들이 ‘악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도 있다. 길벗 출판사의 ‘하루 10분 또박또박 예쁜 글씨’는 초등학교 때 글씨체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이어져 수행평가나 서술형 시험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 없도록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 전에 악필을 교정할 수 있도록 기획 됐다. 책은 악필 교정을 위해 따라 써도록 제시하는 문장 안에 교과서 필수 개념과 맞춤법이 어려운 단어 등을 포함시켜 추가 학습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저학년용과 고학년용, 두 가지로 출시됐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