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한국 기업 해외선 러브콜, 국내선 ‘끝없는 족쇄’ 신세

한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겨냥한 해외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월 말 삼성전자 관계자들과 만나 “삼성은 매우 흥미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면서 자신의 지역구인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기업들이 몰리는 미국 텍사스주의 그레그 에봇 주지사는 “텍사스가 미국 경제를 주도한다”면서 삼성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정치인들까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외국 정부나 정치인의 구애는 말로 그치지 않는다. 텍사스주는 소득세 면제 등 기업 친화 정책과 함께 파격적인 인프라 제공을 약속했으며 연방정부도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헝가리 당국은 법인세의 80%를 환급해주고 최대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SK의 투자에 대해 “엄청난 성공”이라고 자찬하면서 “약속은 아름다운 단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기업 유치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회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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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연말 연초에 기업을 옥죄는 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통과시킨 것도 모자라 2월 중 임시국회에서 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영업손실보상법 등 ‘상생 강요 3법’마저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기업 유치 총력전을 펴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우리 기업들에 끝없이 족쇄를 채우는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라 밖에서는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앞다퉈 기업의 사기를 북돋는데 우리는 연쇄적인 규제 폭탄을 안겨 멀쩡한 기업마저 해외로 내쫓으려 하고 있다. 이래서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거세지는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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