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 1,600명 중 940여 명이 건보공단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외부 민간 위탁 업체의 정규직이지만 건보공단에서 직접 고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보공단 내부 직원들은 이 같은 요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노노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건보공단 측은 “외부 민간 위탁 업체 노조와 건보공단 노조 간의 갈등인 만큼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파업으로 건보공단 고객센터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늦어지면서 건보 가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현재 건보공단은 민간 위탁 방식으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전화 문의 및 상담을 진행하는 고객센터 직원들은 협력 업체 정직원들이다. 고객센터 직원들은 이달 들어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직접 고용 전환을 촉구해왔다. 이들은 지난달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20콜을 받고 있으며 평균 통화 시간은 6시간 30분”이라며 “강도 높은 노동을 하지만 임금은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고객센터 직원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 콜센터 직원 직접 고용에 반발하는 정서가 강한데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인천국제공항 사태’ 당시 외부 여론이 악화됐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5월 건보공단 사내 노조가 진행한 고객센터 직원 직고용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조합원의 75.63%가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건보공단의 한 관계자는 “건보공단 노조는 경영진이 고객센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면 강력히 반발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제2의 인국공' 사태가 불거질 수도 있어 대단히 우려스럽고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8일에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건보 고객센터 직원의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3,000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상담사 정규직 전환 문제는 대국민 서비스, 직원 정서 등 조직 운영 상 파급력이 큰 사항인 만큼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고객센터 직원에 대한 고용 형태 결정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