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공공기관 10만명 급증…재정 뒷감당 대책 있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 기관 임직원 수가 10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2018년(3만 3,716명)과 2019년(3만 3,447명)에 각각 3만 명 넘게 채용하더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도 2만 7,490명을 새로 뽑았다. 공무원 증가 추이도 마찬가지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공무원은 약 9만 1,000명 늘었다. 이명박 정부(1만 134명)와 박근혜 정부(3만 9,918명) 9년 동안 채용한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공직자가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공무원의 연평균 소득은 6,468만 원(세전), 중앙 부처 공무원의 전체 인건비는 39조 원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무원 17만 4,000명 채용을 공약했는데 30년간 328조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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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일자리를 공급하고 정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공 부문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공 부문을 무작정 늘리면 미래 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안긴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됐다.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고 세금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공공 부문 취업자를 무작정 늘리면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 현재 공공 부문 부채(D3)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9%(2019년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연금 부채까지 포함한 국제 기준으로 따지면 국가채무비율이 106%를 넘어섰다고 한다.

또 공무원 조직이 비대해지면 과도한 규제로 민간을 옥죄기 마련이다. 업무 재배치 등으로 공공 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정부는 민간이 최대 고용주가 될 수 있도록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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