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감염됐던 사람도 재감염시킬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남아공발(發) 변이가 확산하면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라도 재감염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만약 그것(변이)이 지배적이 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동료들의 경험상 원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이전의 감염이 재감염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재감염 확률이 아주 높았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변이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면역 효과가 사실상 거의 발휘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재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비록 변이에 대해서는 보호 효과가 감소하지만 (백신에는) 입원과 사망을 포함해 여러분이 중증을 앓는 것을 막기에 충분한 보호 효과가 있다"며 "따라서 백신 접종이 핵심적이다"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2일 열린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라이브 행사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1차례만 접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1회분 접종을 한 뒤의 효험은 2회분 접종 이후만큼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 위험한 점"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변이가 확산하기 전 가급적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히자는 아이디어가 전적으로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제한된 백신 공급과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해법은 1회분 접종이 아니라 백신의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이미 상용화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뿐 아니라 아직 개발 단계인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포함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변이의 진화를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최대한 빨리, 최대한 효율적으로 백신을 맞힐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맞고 나면 보호 효과가 76%로 3개월간 유지된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18∼55세 성인 1만7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논문에 공개했다고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처음 접종하고 22일째 되는 날부터 효과가 나타나 90일째까지 유지됐으며, 12주 뒤 2회차 접종을 하면 효과가 82.4%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을 6주 미만으로 설정하면 효과가 54.9%로 낮아졌다.
임상시험을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간격을 4주에서 최대 12주로 늘린 영국 정부의 지침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은 통상 1회차 접종을 하고 3∼4주 뒤 2회차 접종을 하는데 영국 정부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 접종 혜택을 주기 위해 백신 접종 간격을 확대해 논란이 일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