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콘텐츠나 커머스 등 신사업 분야 매출 증가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큰폭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5G 확산으로 국내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무선통신(MNO) 분야 실적도 함께 턴어라운드 하며 실적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18조6,247억원, 영업이익은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5.0%, 21.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역시 8.4% 증가한 13조4,176억원 매출, 29.1% 증가한 8,862억원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9일 실적발표를 앞둔 KT(030200)도 연매출 23조8,853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의 수준의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호실적은 미디어·커머스를 포함하는 ‘뉴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이 이끌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5.3% 증가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27.5% 상승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24%를 견인했다. 비대면 수요가 계속되면서 미디어 가입자가 증가하고, 보안 신규사업과 커머스 거래액 성장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고 모빌리티 전문기업인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하는 등 신사업 분야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을 통해 821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와 648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한 대형 방송·통신 사업자로 올라섰다. 티맵모빌리티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준비하고 있고, 상반기 중으로 우버와 택시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도 설립한다. 11번가와 SK스토아 등 커머스 사업 매출도 12.1% 증가했고,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다.
‘집콕족(族)’ 트렌드에 인터넷TV(IPTV) 가입자도 따라 늘었다. LG유플러스의 IPTV와 초고속 인터넷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부문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2조13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IP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10.4% 증가한 494만4,000명이었다.
5G의 지난해 국내 가입자가 1,185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통사들의 전통적 사업분야인 무선통신 분야도 크게 개선됐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지난해말 기준 약 548만명을 기록했고, 올해 말까지 9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무선 가입자 숫자가1,665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이중 5G 가입자는 2019년에 비해 136.6% 폭증한 275만6,000명을 기록했다. 알뜰폰(MVNO) 누적 가입자 역시 19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라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늘어난 1조231억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연간 모바일 수익도 전년보다 5.4% 증가한 5조8,13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이폰12 유치 경쟁에 따른 보조급 지급과 연말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출혈으로 2019년 4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악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 분기 전년 동기 대비 7.9% 줄어든 3,311억원의 영업이익을, LG유플러스는 3.7% 줄어든 1,755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빅테크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첫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첫 타자는 최근 흑자 전환한 국산 앱 마켓 원스토어다. LG유플러스도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와 결합 상품 출시로 고객 충성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와 더불어 AI 기술, 구독경제, 기업간거래(B2B) 수요 발굴 등 공통적으로 탈통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053210)는 방송채널사업자(PP)들에게 지급하는 프로그램 비용을 소급적용한 영향으로 2020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 분기 매출 1,659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 55% 감소한 수치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