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석열과 협의했다더니…친정부·秋라인으로 '빅4' 돌려막기

■ 박범계 檢 인사 '추미애 시즌 2'

朴, 검찰국장에 '고교 후배' 이정수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조종태 발탁

尹과 만났지만 결국 보여주기식

이르면 4월 총장 후보 추천위 가동

5개월 남은 尹 사실상 식물총장 전락

7일 발표된 법무부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유임되거나 자리를 옮긴 이성윤(왼쪽부터)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검찰국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이 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9일부터 심 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연합뉴스7일 발표된 법무부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유임되거나 자리를 옮긴 이성윤(왼쪽부터)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검찰국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이 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9일부터 심 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7일 단행한 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힘 빼기 완결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인사에 앞서 윤 총장과 두 차례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 반부패·형사부장 등 검찰 ‘빅4’에는 윤 총장과 수사·감사 등에서 각을 세운 ‘추미애 라인’이 그대로 유임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이 바뀌었지만 이역시 친(親)정부 검사를 ‘돌려막기’했다.



반면 1년 전 인사 때 좌천됐던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등 ‘친윤석열 라인’ 검사들의 일선 복귀는 무산됐다. 박 장관이 검찰청법 제34조 ‘검사의 임명 및 보직 등’의 원칙에 따라 윤 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었지만 결국 ‘보여주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무부 ‘조직 안정’이라는데 ‘추(秋) 라인’은 그대로=박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사장급 고위 검찰 인사를 놓고 이목이 집중된 것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등 ‘추 라인’에 대한 인사 여부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사나 감찰 등의 과정에서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윤 총장이 박 장관에게 인사 교체를 요청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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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는 대거 유임이었다.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이 서울중앙지검장은 자리를 지켰다. 신 부장, 이 부장도 유임됐다. 추미애 전 장관 재임 시절 법무부 내 최측근으로 꼽힌 심 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에는 박 장관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 발탁됐다. 이에 따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검사 술 접대 로비 은폐·의혹 사건 등 수사 지휘는 심 국장의 몫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 사건,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 기사 폭행 사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등까지 친정부 검사들이 맡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한 검사장 등 윤 라인의 일선 복귀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법무부가 조직 안정, 검찰 개혁 과제의 흔들림 없는 추진 등 체제 정비 차원에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라인 챙기기다’ ‘정권 수사 방패용’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후속 인사에 쏠리는 ‘눈’=관심은 앞으로 있을 차·부장 검사 등 인사다. 후속 인사의 방향성에 따라 검찰 내부가 대거 반발할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전체적 인사 규모가 소폭에 머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장관이 검사장급 고위 검찰 인사에서 조직 안정을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 내부의 반발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도 인사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보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중앙지검장이 유임된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다소 변동 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사태에서 반발이 컸던 만큼 인사를 통해 대폭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이른바 ‘친이성윤 라인’의 재건이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등 각종 수사를 두고 이 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 내 차·부장 사이의 충돌이 있었다고 알려졌다”며 “이 지검장이 지휘 권위를 잃었다는 말까지 돌 정도여서 본인 입맛에 맞는 차·부장검사들로 새로 진영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남은 시간은 5개월…식물총장 신세 윤석열=윤 총장의 임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 정권이 최종 인사 카드로 힘 빼기에 돌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청법 34조의 2(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할 검찰총장 후보자의 추천을 위해 법무부에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기까지 ‘후보추천위 구성→추천→국회 인사 청문회’ 등의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2~3개월 전에는 인선 절차에 돌입한다. 윤 총장의 임기가 오는 7월까지라 후보추천위가 이르면 4월에 꾸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후보추천위가 구성된 후에는 검찰총장의 임기가 거의 끝났다고 본다”며 “4월께 후보추천위가 구성된다면 사실상 윤 총장이 실권을 잃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분석했다. 윤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 수사 지휘 등에 나설 수 있는 기간이 실제 2개월가량 남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이번 검찰 인사가 소폭으로 진행된다면 실질적인 검찰 인사 변화는 다음 인사로 봐야 한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지휘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줄 세우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조권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안현덕 ·조권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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