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금융지주사 배당 제한으로 주주들의 반발이 심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반박에 나섰다. 해외보다 낮은 수준의 배당 제한으로 국내 은행의 신용도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8일 배당축소 권고자료를 배포하고 이같이 밝혔다. 금융당국은 “배당 축소 권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시적 조치로서 대부분 해외 금융당국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주요 30개국 중 27개국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제고하기 위해 배당 제한 등의 자본 보전 조치를 실시했다. 유럽연합(EU)은 평상시 배당성향이 40% 수준인 데 반해 지난해 순이익의 15%를 제한했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로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 금융사의 배당성향은 최근 5년 평균 24%다. EU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배당 자제가 엄격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를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방법을 준용해 지난해 6월 말 기준 발생 가능한 미래 경제성장률 분포 가운데 하위 5%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전망치로 설정했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는 통상적인 경제 전망치보다 더 비관적인 위기 상황을 고려해 설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해외 금융당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보수적인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배당 제한 권고가 은행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며 “이번 권고는 법규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