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亞 파운드리 업계, 미중 갈등에 지정학 리스크 커진다

■심층분석

전세계 車반도체 공급부족 관련

美·獨, TSMC에 생산 확대 압력

삼성전자도 美공장 건설 검토속

中과 관계 고려…시안 추가 투자

대만 TSMC 파운드리 공장에서 직원들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TSMC대만 TSMC 파운드리 공장에서 직원들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제공=TSMC




미국·유럽 등 선진국 반도체 설계 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아시아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이 정치적 압력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8일(현지 시간) “TSMC가 최근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미국·독일 정부로부터 반도체 생산을 늘려 달라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TSMC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대해 “미중 무역 갈등의 와중에 미국 현지에 최신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지난 2019년 “세계가 평화롭지 않을 때 파운드리 업체는 핵심적인 지정학전 전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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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TSMC는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 업체인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해야 했다. 화웨이는 당시 TSMC의 2대 고객이었다. TSMC는 또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TSMC의 가장 큰 시장이다.

TSMC는 최근에는 독일·미국 등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우선시 해달라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 독일·일본·미국의 완성차 업체들은 자국 정부에 이 문제 해결에 개입해 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 정부의 요청에 대만 경제부도 TSMC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TSMC에 이어 전 세계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미국 오스틴과 뉴욕, 애리조나와 함께 국내 화성, 기흥, 평택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충하려는 조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10조~20조원이 들어가는 미국 공장 증설을 결정할 경우 중국 정부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생산 시설은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과 중국 산시성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 두 곳뿐이다. 중국 정부 역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투자 확대에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에 1단계로 7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2단계로 8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019년 삼성전자 시안 공장을 직접 찾아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공장이 있는 산시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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