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투자의 창] 2021년 인플레이션 길라잡이

박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서초본부점 지점장

박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서초본부 지점장박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서초본부 지점장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중심으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오던 중 조 바이든 정부의 출범은 통화 공급의 경로와 속도에서 더욱 직접적인 재정 정책 강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연말로 갈수록 주요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고(차라리 빠른 회복이라는 표현이 맞다) 올해 1월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2%를 돌파하자 인플레이션이 올해 주요 경제 이슈로 등장했다.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가 중요한 통화정책의 목표이자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트리거’다. 그렇기에 앞으로 자주 등장할 자극적인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와 보도 등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살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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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연간 변동률을 의미한다. 지난주 발표된 지난 1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한 106.47(2015년=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은 3월부터 본격화돼 2분기에 정점에 이르렀다. 이제 전년 대비로 표기되는 각종 물가 관련 지표는 기저 효과에 따라 과장돼 보여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06.47 수준에서 미미한 상승률이 나온다고 해도 3월부터 전년 대비 1~2%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미국 등에서 3월부터 발표되는 물가 관련 지표들은 아주 미약한 상승에도 과장된 연간 상승률을 보여줄 게 분명하다. 개별 구성 요소로 들어가서 유가·의류·항공료 등은 단순히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수 있다. ‘유로존 1월 CPI 사상 최대폭 상승 전환’, 이런 타이틀 속에는 상당 부문의 기저 효과가 감춰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여름 1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잦아들 무렵 시장에서는 ‘보복적 소비’라는 말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포스트 코로나 등의 투자 대상을 찾아 논의가 확대됐고 최근 여행·카지노 등 각종 서비스 산업들의 주가 반등으로 연결돼 나타나고 있다. 끝자락까지 내몰린 절제된 소비, 움츠렸던 여행 욕구가 어느 순간에 이르러 일시에 해제되는 시간을 맞게 되면 이는 대량 해고와 가동 중단, 제한된 공급으로 위축된 해당 산업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요의 등장을 의미한다. 이것은 아주 극적인 가격 상승을 유도할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좌우할, 우려하는 인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니고 그토록 바라던 회복의 한 징후일 것이다.

이제 진지하게 살펴봐야 할 부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가 넘는 자산 매입을 진행하고도 인플레이션 전환을 못 하고 있는 일본(연준은 현재 기록적인 자산 매입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자산 비중은 35% 수준)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비롯해 매우 공격적인 통화 확장 정책을 지속한 일본·유로존은 경기 부양에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고령화와 이에 따른 총수요 정체 등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1월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인내’를 곱씹어봐야겠다.

/박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서초본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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