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가계대출 폭증에 은행채 발행도 껑충

4대 은행 올해만 벌써 3조4,300억원 발행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2.6배 급증해

예적금 줄고 대출 늘어 자금마련 목적 커





가계 대출 급증으로 대출금 마련을 위한 시중은행의 은행채(무보증 사채) 발행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출 수요는 증가했지만 저금리로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채 발행 증가에 따라 금리가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발행한 은행채 규모가 3조 4,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1조 5,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8,500억 원, 하나은행 7,800억 원, KB국민은행 3,000억 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 상품으로 80% 정도를 마련하고 나머지 15~20%는 채권을 발행해 유동한다. 채권은 만기 연장을 위해 재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신규 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 특정 목적에 따라 은행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녹색사업 또는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 지원’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7,500억 원을 발행한 우리은행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는 대부분 대출금과 유가증권 운용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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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부터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가계 대출 증가 흐름과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모두 오른데다 주식시장까지 호황을 보여 가계 대출 수요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만 11조 5,400억 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4조 3,800억 원 대비 2.6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우리은행이 275% 폭증했고 국민은행 163%, 신한은행은 51.8% 늘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자금 수요를 계산하고 여수신 비율을 조정하며 은행채 발행 규모를 정한다”며 “지난해에는 대출 수요가 급증했지만 금리가 낮아 수신 규모는 줄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마련이 낫다는 분석이다. B 은행 관계자는 “특판 등을 통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릴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은행채 금리가 저렴해 부담이 적다”며 “다만 최근 은행채 금리도 조금씩 오르는 만큼 향후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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