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칼럼

[만파식적]랠프 월도 에머슨



‘자주 많이 웃는 것/현명한 이들에게 존경 받고/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것…’ 때로는 두꺼운 책 한 권보다 짧은 시 한 편이 훨씬 큰 깨달음과 감동을 준다. 랠프 월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읽으면 모름지기 사람은 세상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에머슨은 1803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7대에 걸쳐 성직을 이어온 목사 가문의 영향을 받아 그 역시 목사가 됐다. 하지만 이내 사임하고 현실 세계의 배후에 감각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초월 세계가 있다는 초절주의를 주창해 1800년대 미국의 사상계와 문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초절주의란 정신을 물질보다 중시하며 직관으로 진리를 깨닫는 이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평생 자연을 중요하게 여긴 그는 ‘자연’이라는 글에서 ‘그곳(숲)에서 나는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이 치료할 수 없는 것은 그 무엇도 없음을 느낀다. 적나라한 대지 위에 서면 하찮은 자기중심주의는 모두 사라진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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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읽다 보면 문득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겹쳐진다. 소로는 물질을 최우선시하던 미국 사회에 자연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람이다. 소로가 미국 지성사의 한 획을 그은 배경에는 에머슨과의 만남이 있었다. 보스턴 근처 콩코드 숲에서 에머슨은 당대의 유명한 사상가로, 소로는 돈 없는 고학생으로 만났다. 둘은 14년의 나이 차에도 평생 우정을 키웠다. 에머슨은 수없이 많은 명언을 남겼다. ‘건강은 제일의 재산이다’ ‘겸손한 자만이 다스릴 것이요, 애써 일하는 자만이 가질 것이다’ 등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부액은 일반 사람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다. 주위에서는 그가 에머슨의 시를 자주 읽으며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한다. 기부도 좋다. 사회 제도 변화를 이끌 혁신 활동도 좋다. 에머슨이 시에서 말하듯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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