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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KAI의 '스페이스 오딧세이'…민간 우주시대 열렸다

KAI가 개발을 주관하는 500kg급 차세대 중형위성 2호./사진제공=KAIKAI가 개발을 주관하는 500kg급 차세대 중형위성 2호./사진제공=KAI




㈜한화는 지난해 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주도로 우주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한화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전략팀 인력을 비롯해 사내 계열사 직원들이 포함된 이 TF는 '우주 비즈니스'에 관련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KAI)도 최근 '뉴스페이스 TF'를 출범했다.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우주를 점찍고, 위성 사업 가치사슬 확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 방산기업들의 눈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기업들은 위성과 발사체, 데이터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대형 위성·발사체 중심의 기존 우주개발 경쟁이 '구우주(old space)'로 밀려나고,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new space)'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 산업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위성을 이용해 지도를 보고, 위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을 보고 달리고,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을 즐긴다. 통신과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 산업의 이용 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꿈과 호기심의 영역이었던 우주에서 상업적 가치를 찾은 것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우주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한화시스템이다. 방산분야에서 축적한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레이다, 레이저 기술로 이미 우주와 항공분야에서 핵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위성의 군집운용을 실현시켜 실시간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초소형SAR위성’ 개발, 우주인터넷을 실현시킬 ‘위성통신안테나’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며 우주에서도 5G?LTE급의 인터넷을 전세계 어디에나 제공할 수 있는 ‘우주 인터넷’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 X는 소형위성 1만여개를 지구 저궤도에 발사해 인공위성으로 데이터 통신용 그물을 만드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18년 첫 발사 이후 지금까지 1,000기 이상을 쏘아올렸고 현재 총 955기가 궤도에서 활동중이다. 또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구촌 오지에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선진 기업들도 우주 인터넷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넣고 있다.



우주 인터넷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 수천 개의 위성과 지상기지국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이다.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위성과의 송수신을 통해 안정적인 통신망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위성통신 안테나 관련 시장규모는 2026년엔 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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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은 우주인터넷을 실현시키게 될 핵심기술인 '위성통신 안테나' 관련 해외 선진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 및 투자하며 우주 위성 사업분야를 폭넓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SAR위성 이미지./사진제공=한화시스템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SAR위성 이미지./사진제공=한화시스템


KAI는 기존 중대형 위성 제조 중심에서 소형·초소형 위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0조 원으로 추산되는 우주 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 중심의 가치 사슬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우주 분야 전문 기관, 기업 및 스타트업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KAI의 한 관계자는 “관련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AI는 우주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지난달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한 20기 이상 초소형 위성을 동시 제작할 수 있고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조립·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 센터를 지난해 8월 준공했다. 이밖에도 KAI는 지난 1994년부터 다목적 실용 위성, 차세대 중형 위성, 정지궤도 복합 위성 등 다양한 위성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이었던 우주가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뉴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우주가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면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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