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62억→119억 달러…쿠팡, 매출 무기로 뉴욕증시 입성할까

쿠팡, NYSE 상장 신고서 제출서 보니

코로나19 수혜로 지난해 매분기 매출 성장

4분기 38억 달러…2018년 1분기 대비 4배

지난해 매출액 119억 달러…고객 1,485만명

매출 100억 달러 돌파에도 아직은 적자 상태

순손실 6.9억→4.7억 달로러 감소하는데 그쳐

뉴욕 상장절차 여부…적자벽 넘을지가 관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역시 이커머스 사업자 쿠팡의 실적을 빠른 속도로 끌어 올렸다. 매분기 빠르게 매출이 늘더니 4분기의 매출액만 38억 달러에 달했다. 분기 매출액이 4조 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미국 증시 상장을 본격화한 만큼 매출액의 빠른 증가는 분명 평가에 긍정 요소다. 다만 매출액 100억 달러 돌파에도 순이익은 여전히 적자인 것은 부정적 요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모가 및 공모주식수, 주요 주주 등은 아직 명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경영 실적 및 회사 비전을 밝힌 증권신고서도 제출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상장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쿠팡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다. 국내 소비자들의 일상 소비에 깊숙이 파고들었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실적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직 적자 기업이지만 최근 2년 사이 분기 매출이 4배 이상 늘어나고 이용 고객수가 1,400만 명을 넘어선 점을 내세워 뉴욕 투자자들의 투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 업계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지난해 쿠팡의 매출 성장률이었다. 고정비용이 많은 이커머스 사업 특성 상 아직 순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 미국 증권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에 매출과 시장 점유율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이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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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드라마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90% 이상 오른 119억 6,733만 달러(약 13조 2,500억 원)이었으며 순손실도 4억 7,490만 달러(약 5,260억 원)으로 전년의 6억 9,880만 달러(약 7,736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분기 별로 보면 매출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1분기 24억 달러(약 2조 6,700억 원)이던 매출은 2분기 26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한 3분기 31억 달러(약 3조 4,700억 원), 4분기 38억 달러(약 4조 2,100억 원)까지 치솟았다. 2018년 1분기 9억 달러(약 1조 원) 대비 4배 이상 성장했으며 2018년 한해 매출인 40억 달러(약 4조 4,900억 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단 한 분기 만에 채운 것이다. 시장 점유율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구매 고객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485만 명으로 2019년 1,179만 명, 2018년 916만 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쿠팡 측은 향후에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많은 고객을 확보한 데다 국내 이커머스 거래 금액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쿠팡은 증권신고서에서 “한국 전자 상거래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019년 1,280억 달러(약 142조 원)이던 전자 상거래 지출이 2024년까지 2,600억 달러(288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순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재무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에 방점을 두겠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늘었지만 이를 유지할 수 없을 수 있고, 마케팅 및 주문 관련 인프라 시설에도 지속 투자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당분간 배당보다는 자본 축적에 방점을 둘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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