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크고 비싼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의 경우 소형·중형차의 판매는 줄어들고 비교적 고가인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가 늘었다. 수입차 역시 전년 대비 비싼 차량이 더 많이 팔렸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종의 ‘보복 소비’ 심리가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완성차 5개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137만4,715대로 역대 내수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형 이하 차급 판매는 78만7,967대로 전년(86만6,434대) 대비 9.1% 감소했다. 2015년(101만5,651대)과 비교하면 22.4%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 중대형·대형 판매는 58만6,748대로, 2019년(42만7,705대) 대비 32.7% 증가했다.
일반 세단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SUV 모델(전 차급)은 작년 총 61만5,983대가 팔리며 15.3% 성장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신형 G80을 비롯해 브랜드 첫 SUV 모델인 GV80 등을 작년 초 잇달아 출시한 제네시스는 작년 10만8,384대를 판매해 전년(5만6,801대) 대비 판매량이 90.8% 증가했다.
고급차 구매 심리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 판매된 수입차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7만4,859대였는데, 수입차 차종별 금액을 고려한 추정 매출액은 20조2,686억원으로 전년(17조7,310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판매 증가치보다 매출 증가치가 더 높다는 점에서 평균적으로 더 비싼 차량이 많이 팔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과 편의성 등이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보유 차량보다 차급을 상향해서 구매하거나 평소에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던 수입차까지 구매 리스트에 포함한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