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당국, 디지털 시대 맞아 전통 보험상품 탈피해 새로운 규제환경 마련해야"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과제' 보고서






은행과 보험을 비롯한 전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 작업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보험업계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새롭게 정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새로운 형태의 판매채널과 보험상품, 인공지능(AI) 적용 등에 새로운 규제를 적용해 보험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KIRI 리포트에 실린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들어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산업은 보험위험 인수와 보험금 지급이 소비자와 접점을 이루는 고유의 업무 특성 때문에 보험사가 아닌 금융플랫폼이 보험사의 협업 없이 보험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보험사는 신규 진입자와 시장 변화로 인한 위기 의식이 크지 않았으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규동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시장 진입이 증가하고 규제도 대폭 완화할 경우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그간 보험시장 진입 장벽으로 신규 사업자의 진출이 많지 않아 파괴적 혁신이 더디게 진행됐지만 디지털 보험사와 소액단기보험사의 설립은 보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캐롯손해보험은 보험시장 진출 이후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을 출시했고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보험사 설립과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조건 완화로 인한 시장진입 증가는 보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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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금융당국의 보험정책 및 행정은 타 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어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규제 개선이 신중히 진행됐으나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개선 의지가 매우 강해 보험시장에서 많은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디지털 보험사 및 소액단기보험사 등 새로운 보험업 허가 정책 마련,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 실손의료비 청구 전산화, 보험사의 본질적 업무 위탁 방안 검토, 비대면 인증 서비스 활성화, 모집채널 전면 대정비 등 지금까지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더디게 했던 규제들을 전면 정비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자체적인 디지털 변화도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 상품개발과 가격산출 및 언더라이팅 과정에서는 고객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하고 보장 위험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판매와 보험금 청구는 고객과 저범이 발생하는 단계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면에서 비대면으로의 전환, 종이 문서에서 전자문서로의 전환, 플랫폼의 등장을 중요한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위험관리 및 사고예방은 디지털 전환으로 가치사슬에 새롭게 추가된 단계로, 일차적으로 보험사고와 보험금 지급을 감소시킴으로써 계약자를 사고로부터 보호하고 보험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은 보험가치사슬의 분절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데 이는 장기 사업모델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보험사는 기술과 데이터가 외부 회사에 종속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보험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보험회사가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면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으므로 보험사의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노력과 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금융당국은 과거 전통적인 보험상품과 판매채널에 적합한 보험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판매 시 설명의무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으나 보험금이 소액이고 보장도 단순한 보험상품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 모바일을 통한 간단한 보험상품 판매에 장애가 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보험산업의 인공지능(AI) 적용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규제도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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