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을 위한 일회용 용기 가격이 상승하자 배달 음식 등의 가격 인상도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다. ★본지 2월11일자 19면 참조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원 수가 65만여명인 국내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판에는 공깃밥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올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급증하고 있다. 쌀값 등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배달 용기 가격 인상, 경영 어려움 타개 등을 위해 공깃밥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즉석밥 브랜드인 햇반이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2년 만에 올리겠다고 나서면서 음식점 공깃밥 인상 논의도 탄력이 붙고 있다. 올해 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올랐다.
배달 주문 폭증으로 일회용 용기 가격이 급등하자 음식점들이 음식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식 배달에 필요한 플라스틱 수저나 피자·치킨용 종이 박스, 탕·소스 용기, 도시락 용기 등의 일회용 제품 가격은 지난 해 말 대비 5~10% 올랐다. 일회용 국물 컵은 지난해 말만 해도 개당 60원에 판매됐는데 올 초부터 가격이 8% 올라 65원이 됐다. 대형 플라스틱 탕 용기 제품 역시 지난해 말 개당 322원 하던 것이 최근에는 5% 올라 338원에 팔리고 있다. 배달용기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마진이 줄기 때문에 음식값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사이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도 6,769원으로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2월 6,462원 보다 4.7%(307원) 올랐다 . 같은 기간 자장면은 5,154원에서 5,346원으로, 김밥은 2,408원에서 2,654원으로, 칼국수는 7,000원에서 7,308원으로 200~300원 올랐다.
음식값이 줄줄이 인상되면 외식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음식값 인상이 추세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각종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일시적인 영향일 수 있어서다. 코로나 백신접종 등이 시작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들면 전반적인 음식값 인상 논의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