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고 7월부터 고용보험 가입...'실업급여 반복 수급' 차단 등 해결해야

경영계 제도 개선 요구 나섰지만

노동계와 절충점 찾기 진통 예상

플랫폼 종사자 보험료 낼 사용자

다수 중 누구로 정할지도 선결 문제

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 급여 수급 신청을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 급여 수급 신청을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 고용 보험’의 1단계 성격인 특수근로형태종사자(특고)의 고용 보험 의무 적용이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고용 보험의 반복 수급 등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회 안전망 확대와 절충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 1월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고용 보험을 의무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분담할 사용자를 찾아야 하는데 ‘복수의 사용자 중 누구를 특정할 것이냐’는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고용보험위원회는 15일 특고 고용 보험 적용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내용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고용노동부는 입법 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안을 확정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노사정 합의를 거쳤기 때문에 시행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의결안의 내용이 바뀔 가능성은 매우 적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가 요구한 내용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경영계는 일감의 양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특고의 특성상 보험료를 일반 근로자와 차등 적용(예를 들어 특고 67%, 사용자 33%)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추가 비용은 고용 축소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일부 업종에 시범 적용한 뒤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보험료 분담 비율은 50% 대 50%로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설정됐으며 골프장 캐디,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3개 업종을 제외한 산재보험 적용 11개 업종은 7월부터 고용 보험에 의무 가입하게 됐다. 제외되는 특고는 19%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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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재정 건전성 담보 방안이다. 경영계는 고용보험제도의 전반적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고 고용 보험 적용은 장기적으로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가 국회에 제출한 특고 고용 보험 재정 추계에 따르면 2021~2024년까지는 수입이 지출을 웃돌지만 2025년부터 적자로 전환한다.

특히 고의적인 반복 수급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비판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고의 경우 비자발적 실업 외에도 3개월간의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30% 줄면 구직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지금도 공공 일자리 등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구직 급여를 받는 방식 등의 ‘꼼수’가 잇따르는 상황이어서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 노사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봤지만 세부안에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계는 구직 급여를 반복 수급하면 금액을 깎거나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동계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내년 1월부터 플랫폼 종사자에게 고용 보험을 적용하기 위해 사용자가 누구인지 특정해야 하는 문제도 남았다. 대리운전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의 적용 시기가 내년 1월로 미뤄진 이유도 이들이 다수의 프로그램으로 일감을 받아 플랫폼 종사자와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플랫폼 기업인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인지 특정하기 어렵다. 또 고용보험료를 어떻게 분담해야 할지도 미지수다. 고용부는 다수의 사용자와 계약을 맺은 특고의 경우 고용 보험 이중 가입을 허용하고 각각의 소득에 따라 고용 보험료를 부과할 방침이지만 만약 A 플랫폼 회사는 고용 보험에 가입했는데 B 플랫폼 회사는 가입하지 않았다면 특정 업체만 비용을 떠맡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대리운전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갑론을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새로운 논란을 낳을 수 있다. 골프장 캐디가 제외된 것은 저소득층이 많아 고용 영향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세종=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세종=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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