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투자의 창]'MZ세대'가 여는 새로운 투자 방정식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글로벌 자산 시장에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인 20~30대가 과거와 다른 새로운 자산 가격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물론 국내외 증시, 디지털 화폐 등이 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더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증권사 신규 계좌는 600만 개에 달하는데, 이 중 20~30대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또 이들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 융자에도 적극적이었다. 20~30대의 신용 융자 규모는 지난 2019년 말 대비 각각 130%, 7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해외 주식이나 디지털 화폐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른바 ‘서학 개미’ 중 20~30대는 70%를 넘어섰고 젊은 층의 비트코인 투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MZ세대가 두드러지게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직접 실행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가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정체된 노동 소득과 저금리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요국의 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젊은 층의 신규 고용이 정체된 상황에서 낮아진 금리가 자산 가격을 높이고 저축의 매력을 떨어뜨리자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위험 자산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하지만 노동 소득 정체와 저금리는 다른 세대도 똑같이 겪는 일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요인에 더해 자산 시장에 존재했던 정보 비대칭성의 완화가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매체가 투자 정보를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네트워크와 정보 습득 능력에서 확연히 앞선 모습을 보이는 MZ세대의 주식 참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MZ세대의 대표적인 가치, 즉 ‘공정성’이라는 측면도 이들의 적극적인 자산 시장 참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노동시장은 불공정하지만 자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공정하다고 판단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전 세대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 잣대, 즉 아파트 값이 오르기를 바라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산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불로소득이라는 기준에 연연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투자 행태가 과거 개인 투자자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인의 권유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복잡한 기업 가치 평가에도 스스럼없이 도전한다. 이러한 점은 분명 자산 시장이 적절한 가격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인 ‘팬덤 현상’도 투자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인정을 받는 투자자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이미 한마디로 특정 자산의 엄청난 가치 변동을 초래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투자자는 이러한 현상을 투자에 활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이들의 투자가 모두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재 가치란 무엇인가. 신제품 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중고 신발이 과연 어떤 내재 가치를 갖는지 기성세대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필자도 자신이 없다. 따라서 이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