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물가상승 속도 가팔라지면 유동성 장세에 압박"[인플레 경고등]

■인플레, 주식 시장 영향은

"경기회복 과정서 나타나는 흐름

당장은 증시에 부담 수준 아니다"





국제 유가와 금리 등이 상승세를 타면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오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물가 상승 흐름이 자본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기 회복 과정에서의 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향후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경우 최근까지의 자산 시장 랠리를 이끌었던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15일 우리나라의 국고채 10년물 손익 분기 인플레이션(BEI)은 연 1.185%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연 1.3%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서는 내려갔으나 2018년 10월 연 1.2%대를 기록한 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BEI 역시 12일(현지 시간) 기준 연 2.21%를 기록해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BEI는 현 국고채 금리에 물가연동채권 금리를 뺀 값으로 높을수록 물가 상승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물가·금리 상승세가 증시에 무리를 줄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악화를 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물가 지표 역시 완만하게 반등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금리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3,000 선을 돌파한 후 3,200 선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관련기사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편에서는 물가 압력 확대가 시중금리 등을 자극해 주가 등 자산 가격의 조정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리플레이션 관점에서 물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과거 금리 반등기에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과거 여섯 번의 금리 상승기 동안 코스피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모두 상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기 이후 회복 시기라는 점,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은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닷컴 버블 전까지의 금리 상승기와 비슷하다”며 “두 시기 모두 증시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안전 자산인 국고채가 약세를 보이고 회사채·원자재처럼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고채의 경우 금리가 오를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증권사들이 비중 축소 1순위로 꼽고 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 채권 내 포트폴리오 전략은 위험 자산으로 향하며 국채 대비 회사채 투자 매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물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 향후 자본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그동안 자산 시장 랠리를 견인해왔던 ‘유동성 장세’가 종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물가 급등 리스크가 가시화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