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잇단 악재에 두달째 휘청…늦어지는 '바이오의 봄'

허위공시·임상 중단 등으로 악영향

KRX헬스케어 지수 올들어 -13.9%

코스피 7.4% 상승에 투자자 소외감

"중장기 성장 추세는 나쁘지 않다" 분석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주목 받았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두 달째 맥을 못 추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가가 임상 실패, 허위 공시, 고평가 논란 등의 악재 속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편입돼 있는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해 말 5,517.31에서 이날 4,739.90으로 13.97% 하락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대표 종목을 업종별로 추려 구성한 17개의 KRX 섹터지수 가운데 가장 손실이 컸다. KRX 섹터지수 중 올 들어 손실을 기록 중인 업종은 KRX 헬스케어와 KRX 보험(-3.71%) 단 두 업종뿐이며 헬스케어 업종의 손실률이 특히 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7.42%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손실의 정도는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얻은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글로벌 수출이 대폭 늘어난 데다 코로나 백신·치료제 등의 개발도 가속화되며 주가 상승률이 거침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되자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진단 키트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감소세로 접어든 데다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실망감이 증시에 번진 것이다.

관련기사



여기다 최근 개별 기업들의 임상 중단, 허위 공시 등의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제약·바이오주의 반등에 찬물을 끼얹었다. 신약 개발 기업 에이치엘비(028300)는 최근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를 허위 공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6일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직접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해명했지만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한 채 횡보하는 모습이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도 이달 초 글로벌 파트너사 이뮤노반트가 갑상선안병증(TED)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2b상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힌 후 당일 주가가 20% 급락하는 등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점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에는 악재다. 제약·바이오 산업과 같은 성장 산업은 금리 수준에 따라 기업 가치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가 1.3%를 돌파하고 중국의 시중 금리도 급등하는 등 유동성 긴축 신호가 나타나며 제약·바이오 주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익률이 기대 이하인 것은 맞지만 중장기적 성장 추세는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15년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추이는 평균 5.4%로 국내 상장 기업(7.1%)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향후 3년간 성장률은 7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상장사(26.7%)는 물론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23.6%)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5.6배로 전체 시장(14.6배) 대비 높지만 향후 높은 이익 성장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상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