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지재권 국제논의 주도 …'한류 짝퉁' 도 막아야죠"

APEC IPEG(지식재산 전문가그룹) 의장 된 최교숙 특허청 사무관

한국인으론 2004년 이후 두번째

"칠레·멕시코 등서 짝퉁 활개쳐

디자인 보호 기간 확대 등 논의

해외 진출 국내 기업 도움 줄 것"





“지식재산권에 대한 각국의 이견을 조율하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국제 전문가 회의를 이끌면서 ‘짝퉁’ 제품 피해를 알리는 등 우리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지재권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내 지식재산 전문가 그룹(IPEG) 의장으로 선출된 최교숙(45·사진) 특허청 사무관은 1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지재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IPEG는 APEC 내 지식재산 의제를 다루는 유일한 전문가 테이블이다. 최 사무관은 21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출돼 앞으로 2년간 지식재산 제도 개선 및 연구 등 회원국 간 합의점을 도출하는 역할을 한다. 무역투자위원회(CTI) 산하 8개 소위원회 중 하나로 지난 1997년 만들어진 IPEG 의장에 우리나라 전문가가 선출된 것은 2004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전문가 그룹이 만든 보고서는 APEC 각료·정상회의에도 올라가며 의장직은 회의를 주간하고 특정 이슈도 제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10년 특허청으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2019년부터 전문가 그룹 회의에 참여했다. 한국의 지재권 제도를 폭넓게 알린 점과 캐나다 국적의 니컬러스 고든 전임 의장의 추천이 이번 의장 선출에 큰 힘이 됐다.

관련기사



그는 “지난해 회의 때 한류에 편승해 칠레·멕시코 등에서 짝퉁이 활개 치는 사진들을 보여주며 상대국들에 상황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며 “지재권 보호 목표를 이루는 데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중국을 비롯해 일본·캐나다·러시아·호주 등을 회원국으로 둔 전문가 그룹 의장으로서 향후 지재권 협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지재권 논의도 정치·외교 문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악조건에서도 각국 제도 및 인식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재권 보호에 미흡한 부분을 환기시키는 것이 신임 의장의 첫 목표다. 예컨대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비롯해 15개국이 참여한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디자인 보호 기간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는 디자인 출원일로부터 20년간 권리를 보호받지만 호주 등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는 “특허 출원 전 논문을 통해 지식재산이 공개되는 경우도 우리는 1년 내 출원하면 인정해주지만 중국은 6개월로 짧다”며 “이 밖에 특허 검색 풀 대상을 확대하는 등 다른 나라에 선진 지재권 제도를 알리고 인식시키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최 사무관은 독일 자를란트대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라이프치히신소재연구소(INM)와 삼성코닝정밀유리 등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사회와 주변의 많은 도움 덕분에 공부할 수 있었던 만큼 충실한 공직 수행으로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며 “국제 경제기구 실무그룹장으로서 역할을 다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