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혁신의 주요 동인으로서 배터리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며 산학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19일 최종현학술원이 주관한 2019 노벨 화학상 수상자 초청 ‘배터리 기술의 미래’ 주제 웨비나에서 환영사를 통해 “배터리 시장이 최근에 성공한 것은 산학에 몸담은 연구자들의 오랜 협업 덕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역동적인 과거의 혁신을 돌아봐야 미래 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며 “배터리 시장이 최근에 성공한 것은 산학에 몸담고 있는 연구자들의 오랜 협업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협업이 확장하고 있는 배터리 생태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웨비나는 그룹 산하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는 최종 결정을 통보받은 후에 열리는 첫 공식 행사여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석학들이 모여 첨단 배터리 기술을 논의하는 학술 행사인 데다 최 회장이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짧게 환영사를 하는 자리여서 최근의 분쟁은 거론되지 않았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가 진행을 맡은 이날 웨비나에서는 201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휘팅엄 뉴욕주립대 화학과 교수가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의 기회와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2019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6%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이듬해에 35%까지 끌어올린 한국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휘팅엄 교수는 “트렌드는 결국 안전한 배터리로 가는 것”이라며 “5~10년 뒤에 등장할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학계는 물론 국립 연구소, 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브랜드 시더 UC버클리 재료공학과 교수와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등도 참석했다. 시더 교수는 “더 나은 배터리를 보여주기 위한 연구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에 당장 얼마나 성과가 나올 것인가에 매달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