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코로나 철통 방역'의 모순…中 안에서 백신 접종률은 낮아

中 인구 3%만 백신 접종…美의 5분의 1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 낮고 부작용은 우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모습. /신화연합뉴스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철통 방역을 자랑하는 중국이 오히려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에서 늦어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협에서 벗어난 중국인들이 부작용이 우려되는 자국산 백신 접종을 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저장성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의료진 및 방역 근로자 7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42%만이 정부가 주도하는 접종 기간에 긴급사용 승인이 난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또 백신이 일반용으로 출시된 뒤 자발적으로 접종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백신 접종을 꺼린 응답자 대다수는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상하이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주민 18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정도만 접종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과 유사하다. SCMP는 “이들 조사가 중국인들이 전반적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백신 회피는 두 가지 요인이 중첩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발생이 거의 억제된 상황에서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나오진 않는 등 최근 10여일째 확진자 발생이 사실상 제로다. 이날 나온 신규 확진자 7명은 모두 해외 역유입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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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거의 없는 데 부작용이 우려되는 중국산 백신을 일부러 맞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의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통제 성공으로 백신에 대한 주민들의 절박감이 낮다”면서 “사람들이 상황을 지켜보려 하는 게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봤다.

작년말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중국은 춘제(중국의 설날)를 앞두고 방역 통제에 성공했고 다음달 초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을 앞두고 고삐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이미 이러한 방역 통제에 길들여진 상황이다.

SCMP에 따르면 자체 조사결과 설날 연휴 직전인 지난 9일까지 중국 국내에서 소비된 코로나19 백신은 누적4,052만 회분으로, 중국 정부가 당초 목표로 한 5,000만 회분 접종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중국인 인구 가운데 3%만 접종한 것이다. 백신의 주요 생산국이자 정부가 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국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것이다. 미국도 현재 인구의 15%가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은 지난 15일 현재 최소 4,6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해외에 수출했다. 자국에서 사용되지 않는 백신을 해외로 밀어내기로 보낸 것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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