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박용만 "미국·유럽선 안해도 되는 고민, 韓청년사업가만 하게 해 미안"

퇴임 앞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규제완화 큰 물꼬 못 터 아쉬워

기억 남는 성과는 규제 샌드박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퇴임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퇴임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저는 규제 샌드박스 그 자체가 혁신이라고 했습니다. 임기 중 가장 절실하게 호소한 게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체감할 만큼 큰 물꼬를 트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음 달 퇴임을 앞두고 지난 18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7년 8개월간의 임기 소회를 밝혔다.

박 회장은 “규제를 없애는 것을 디폴트(기준 값)로 하고 규제를 왜 존치해야 하는지가 입증돼야 맞는데 지금은 존치가 디폴트이고, 왜 바꿔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그런 큰 물꼬를 바꾸지는 못하고 떠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에 대한 질문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상상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기술과 사업들이 태동하는 시대에 기존의 법과 제도로는 도저히 미래를 담을 수 없다”며 “우리 청년 창업가들에게 이런저런 규제로 (신사업이) 안 된다는 얘기를 하다 보면 미국·유럽의 청년들은 듣지 않아도 될 말을 우리 젊은이들은 왜 들어야 하나 싶어서 정말 미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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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이후 활동을 묻는 질문에 박 회장은 “청년 사업가들이 도움을 청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나서서 돕겠다”고 했다. 그는 “제2의 이병철, 제2의 정주영 회장 같은 분들이 나와야 한다”면서 “지금의 10대 그룹보다 빠르게 자수성가해 10대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곳들이 10대 그룹 중 6개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상법개정안·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반(反)기업법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해 “애증의 관계”라고 했다.

후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에 있고 미래 산업에 대해 나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처음으로 4대 그룹의 총수가 상의 회장을 맡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내가 중견·중소기업에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대기업의 목소리를 최 회장이 함께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익공유제 등 분배 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먼저 재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노력하고 이후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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