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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 배 부른 증권사, 채용은 나몰라라

증권사 58곳 영업이익 36.4% 쑥

임직원은 고작 1.7% 증가에 그쳐

8개 대형 증권사 평균 연봉 1.5억

기존 임직원 '두둑한 성과급 잔치'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동학개미’ 붐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고용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투자 주체로 떠오른 젊은 층의 비대면 서비스 이용 강화와 해외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흐름을 고려할때 앞으로도 증권사가 창출하는 이익에 걸맞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22일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한 지난 2020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8개 증권사의 총 임직원 수는 3만 7,4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6,826명보다 1.7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들 증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조 8,075억 원, 5조 9,152억 원으로 전년보다 36.4%, 21.4%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을 감안하면 실적 호조가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증권 업종은 높은 연봉과 상대적으로 좋은 근무 여건 덕에 대표적인 ‘좋은 일자리’로 여겨진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121명, 삼성증권이 120명으로 직원을 늘렸다. 이들 증권사는 경력직 선호가 심화되는 증권가에서도 공채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인가받은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직원이 74명에 이르렀고 카카오페이증권도 한 해 동안 168명에서 200명으로 직원이 늘었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도 각각 57명과 52명을 새로 채용했다. 중소형사들 중에는 BNK투자증권(57명), 이베스트투자증권(57명), 유진투자증권(54명) 등이 규모에 비해 직원을 많이 늘렸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각각 190여 명, 130여 명의 직원을 줄였다. 인수합병(M&A)을 통해 2017년 나란히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증권사로 전체적인 인력 조정이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고용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리테일 지점의 역할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대체하고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하며 증권업 체질 변화가 이뤄진 점을 증권사 실적 호조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8개 증권사의 합산 위탁매매 수수료는 7조 698억 원으로 전년(3조 4,463억원)의 2배 넘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 지점은 861개로 전년(911개)보다 오히려 50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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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상 최대 실적에 기존 직원들은 두둑한 보상을 받았다. 지난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8개 대형 증권사의 직원 1인당 연간 급여는 평균 1억 5,296만 원으로 전년(1억 3,005만 원) 대비 18% 증가했고 중소형사 중에는 평균 연봉이 3억 원이 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증권가는 이달부터 올해 채용에 나선다. 현대차증권이 이미 두 자릿수 규모의 신입 및 경력 채용에 나섰고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KB증권 등도 채용 계획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증권가의 획기적인 고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익 규모가 영업점의 수와 비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위탁매매 수수료나 신용 이자 등 비대면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젊은 층의 경우 비대면을 선호하는 만큼 지난해 증권사 수익이 커졌다고 해서 고용이 크게 증가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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