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악의 경우엔 2.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올해 중후반 이후에도 안정되지 않고 확산되는 경우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은 1.9%까지 떨어진다.
25일 한은은 2월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3.0%, 내년 2.5%를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 이후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국제유가 급등 등 여러 변수가 발생했음에도 기존 예측을 바꾸지 않고 유지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된 데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회복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와 가계소득 여건 부진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더딘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한데 이어 하반기에 3.8%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출은 올해 상반기 13.0%, 하반기 2.0% 등을 기록하며 경제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설비투자도 올해 상반기 6.9%, 하반기 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다가 올해 중후반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 기본 시나리오보다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진정되는 낙관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3.8%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도 3.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기본 시나리오보다 더디게 진정될 경우 성장률 상승세는 큰 폭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한은은 비관시나리오의 성장률 전망을 올해 2.4%, 내년 1.9%로 예측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지속으로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상방 리스크로는 ‘코로나19 확산의 조기 진정’,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세 확대’, ‘국내외 추가 경기부양책’ 등을 꼽았다. 반대로 하방 리스크로는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고용여건 개선 지연’ 등을 거론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1.3%, 2022년 1.4%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대비 올해 물가 상승률은 0.3%포인트 올렸고, 내년 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낮췄다. 올해 국제 유가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가운데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 축소, 최근 전·월세 가격 상승세 등이 추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8만명, 2022년 18만명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당분간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 이후 수요부진이 완화되면서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640억달러, 2022년 620억달러를 예측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