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바이든 시대 ESG(친환경·사회적 가치·투명 경영) 열풍…시총 상위기업 첫 ‘ESG 평가 지수’ 나왔다

ESG행복경제연구소, SK하이닉스가 1위

KT·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자동차 ‘A+’

글로벌 투자사들 ESG 우수기업 투자 확대

유럽은 ESG 안 하면 입찰제한 등 불이익

황영기 “ESG 발표, 투자·구매 선순환 기대”

황영기(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ESG행복경제연구소 자문위원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총 상위 50대 기업에 ESG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ESG행복경제연구소황영기(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ESG행복경제연구소 자문위원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총 상위 50대 기업에 ESG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ESG행복경제연구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하면서 기업 경영에서 ESG, 즉 친환경·사회적 가치·투명한 지배구조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그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달성, 2조 달러(약 2,200조원)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내건 것을 보면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이 ESG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사들은 ESG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주요 연기금과 운용사들이 ESG 등급을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 조절에 적극 활용하고 주주권 행사도 강화하는 추세다. 글로벌 ESG 펀드도 갈수록 커져 지난해 말 ESG 펀드 규모가 45조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은 추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앞으로 20년간 ESG 펀드에 20조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도 기업 투자 과정에서 ESG 평가를 갈수록 눈여겨 보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ESG 지표를 잣대로 석탄 투자기업, 환경오염 유발기업, 노동 착취기업 등에 대해 입찰을 제한한다. 우리 기업들이 ESG 경영을 하지 안으면 수출전선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 지수를 평가해 관심을 모은다. SK하이닉스가 1위를 기록했고 KT,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순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한진칼과 셀트리온은 최하위권으로 대조적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엔씨소프트, 고려아연도 ESG 지수 평점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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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소는 지난해 초부터 ESG지수 개발에 돌입해 황영기 한미협회 회장(전 KB금융지주 회장),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정무경 고려대 특임교수(전 조달청장) 등 전문가들로 자문위원단을 운영하며 ESG 평가지수를 가다듬었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환경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은행연합회 등 19개 정부와 기관의 기업 관련 ESG 정보, 환경·품질경영 인증, 환경단체와 사회공헌 관련 협회 가입, 능률협회와 생산성본부의 고객 만족도 조사, 신용도와 회사채 등급, 기업 공시, 증권사 리포트의 ESG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초부터 ESG포럼을 개최하고 정·관·재·학계 전문가들로 자문위원단을 운영해왔으며 45개의 ESG 항목별 평가 중 정량평가는 27개, 정성평가는 18개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기존 ESG 경영과 상관관계 높은 회사채 신용등급과 소비자 만족도 등을 넣어 무디스 등 기존 ESG 평가 방식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번 평가에서 SK하이닉스는 95.5(E:95.3점·S:96.8점·G:94.6점)로 유일하게 ‘S등급(최상위)’을 받았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 경영을 적극 강조하는 등 그룹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업도 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KT 평점:94.2(E:92.4점·S:96.1점·G:94.8점), 삼성전자 93.8(E:92.4점·S:96.2점·G:93.3점), SK텔레콤 93.7(E:91.3점·S:97.8점·G:92.7점), 현대자동차 93.7(E:92.4점·S:93.3점·G:95.7점)로 모두 ‘A+등급(매우우수)’을 받았다. 반면 한진칼은 79점(E:74.7점·S:82.9점·G:80.8점)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한진칼과 셀트리온이 ‘D등급(부족)’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엔씨소프트, 고려아연은 ‘C등급(취약)’에 그쳤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ESG 문화의 확산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 또는 반기마다 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의 ESG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과정에서 깊숙이 자문한 황영기 한미협회 회장은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ESG 지수를 참고해 투자와 구매를 결정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무경 고려대 특임교수는 “적용 대상을 100대 기업 이상으로 늘리고 업종별 지표를 만들어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ESG 측면에서 규칙을 제정하는 룰 세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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