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시업체 줄폐업…중기 판로 닫히나

전시단체 "연간 매출 손해액 2조"

못 버티고 문 닫는 업체 늘어나자

중기 '바이어 대면영업'도 올스톱

"정부 집합제한 풀고 자금 지원해야"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전시·컨벤션·마이스 업종 8개 단체 회원들이 집합 금지 등으로 입은 피해 보상 등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고용 지원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성형주 기자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전시·컨벤션·마이스 업종 8개 단체 회원들이 집합 금지 등으로 입은 피해 보상 등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고용 지원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성형주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전시·컨벤션·마이스 업종 8개 단체 회원들이 집합 금지 등으로 입은 피해 보상 등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고용 지원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성형주 기자




중소기업의 주된 판로인 전시회를 담당한 전시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전시 업체의 줄폐업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은 당분간 판로 확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시주최자협회를 비롯해 전시·컨벤션·마이스 업종 8개 단체는 지난달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코로나19 피해 보상과 방역 지침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코로나19 사태를 1년 8개월 이상 겪으면서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70% 이상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형 전시 주최사는 지난 2019년 190억 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3억 원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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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단체장의 공동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전시 산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연간 매출 손해액이 2조 원, 컨벤션(국제회의 등) 분야는 1조 1,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의 판로 역할을 하는 전시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집합 제한, 집합 금지와 정부의 전시 발주 급감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전국 전시 컨벤션 센터의 개최 횟수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컨벤션 행사는 지난해 2~6월, 8~10월, 12월~올해 2월 등의 기간에 아예 열리지 못했다. 현재 전시 컨벤션은 16㎡당 1명꼴로 입장이 가능해 사실상 제대로 된 행사를 기대할 수도 없다. 한 단체 관계자는 "업체는 전시 관련 수주로 수익을 내는데 대부분 업체 직원은 5명 이하 소상공인"이라며 "폐업한 업체가 늘고 있고 관련 업체에 고용됐던 청년과 프리랜서도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시 업체의 어려움은 중소기업 판로 확보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이 전시 업체에 ‘언제 전시회를 다시 열 수 있느냐’는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 자동차·휴대폰처럼 적극적인 광고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대체로 전시회를 통해 자사의 부품과 장비의 영업 활동에 나선다. 한류 덕분에 동남아시아 바이어로 북새통이던 화장품 전시회도 문을 닫으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수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대안으로 온라인 전시회를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체 관계자는 “바이어가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만지고 설명을 들어야 신뢰를 얻기 때문에 화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예를 들어 노트북은 화소가 가장 중요한데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모니터를 한번 더 거치면 화소가 낮게 보일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한자리에 수백 명이 모이는 데 제약이 없는 백화점처럼 방역 지침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그동안의 방역 조치에 따른 손실 보상과 추가 자금 지원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전시 산업은 관련 산업인 관광업까지 합치면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피해는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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