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화훼 농가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이자 자금 1,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부처와 기업을 상대로 꽃 소비 촉진 운동을 벌여 화훼 농가들의 입이 쫙 벌어지기도 했죠.”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생존을 위협 받는 화훼 농가에 대해 올해도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인터뷰에 앞서 차담회를 나누던 이 회장은 화훼 농가의 어려움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지난해에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 열풍으로 3~4개월 만에 꽃 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면서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졸업식·입학식이 사라져 다시 한 번 지난해와 같은 ‘붐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은 고객 대상 꽃 나눔과 범농협 꽃 생활화 운동을 추진하며 꽃 소비 확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도시 하나로마트 매장과 농협몰·홈쇼핑 등에서 꽃 할인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화훼 의무자조금 등 화훼 생산자 대표 조직과 협력해 자율적 수급 조절 시스템을 마련하고 화훼 통합 마케팅 조직을 육성하는 등 화훼 산업 활성화로 안정적 농가 소득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고객을 대상으로 꽃꽂이 교실을 운영하는 등 일상 속 꽃 소비를 위한 소비자의 인식도 높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화훼 관련 교육이나 꽃꽂이 강습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그렇지 않은 소비자 대비 화훼 소비를 확대할 의향이 15.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농협 은행 점포, 신용 점포, 전 계열사 점포에서 고객에게 장미꽃을 나눠줘 장미 농가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있다”며 “5월 가정의 달까지 계속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려 한다”고 밝혔다.
농협은 화훼 농가 외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던 지난해 여름까지 하나로유통·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농촌 지역사회에 공적 마스크 2,001만 장을 공급했고 409만 장의 농업인용 마스크를 무상 지원했다. 2,977억 원 규모의 농축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여는 한편 개학 연기에 따른 학교 급식용 친환경 농산물 판매를 추진하기도 했다.
학교 수업일수 축소로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자 낙농가를 위한 소비 촉진 행사와 낙농가 유제품 구매도 진행했다. 그 결과 170톤, 16억 3,100만 원어치의 유제품이 팔렸다. 농협은 서울 시내 드라이브스루 한돈 판매 시설을 운영하고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우리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4월 이후 해외 인력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며 농촌 인력 수급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 회장은 “농작업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정부·지자체 협력 영농작업반을 200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범농협 임직원 일손 돕기와 법무부 사회봉사 대상자 및 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일손 돕기 등으로 120만 회 수준의 영농 인력 지원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제한적이지만 입국이 재개된 외국인 근로자의 농축산업 분야 도입 확대로 영농 인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