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새로운 제안 없이 미국에 관계회복 요구를 반복했다. 홍콩·대만은 ‘중국 내정’이고 이런 핵심이익을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그대로였다.
왕 외교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4차회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핵심은 중미 양국이 솔직한 소통으로 갈등을 관리하고 전략적 오판을 막아 충돌을 피하는 것”이라면서 “공정과 공평의 기초에서 경쟁을 해야 하고 서로 공격하거나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제도가 다른 두 국가로서 미중 양국의 갈등이 불가피하며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서 경쟁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면서도 “중국은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한 발전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이 협력할 분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경제 회복 등 3개 영역을 들었다. 또 미국이 미국이 각종 불합리한 제한을 조속히 풀고 더 이상 인위적으로 새로운 장애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기존의 중국 입장을 반복했을 뿐 새로운 내용은 제시하지 못했다.
왕이 부장은 이와 함께 중국의 이른바 ‘핵심이익’ 침해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신장위구르·티베트·홍콩은 물론, 대만 문제까지 “모두 중국의 내부의 일”이라고 반복했다.
이어 “근거 없는 비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핵심이익에 대한 침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 대해서 “홍콩 선거제를 개편하고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愛國字治港)’을 만드는 것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및 헌법과 법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고 신장에 대해서도 “신장 위구르족 인종 대학살설은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미얀마 군사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미얀마의 주권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의 내정불간섭 주장도 되풀이 했다.
왕 부장은 지난해 5월의 당시 전인대 기자회견에서는 이례적으로 미중 간 ‘신냉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이목을 끌었었다. 올해 회견에서는 이같은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중 양국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