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규 창업은 73만 건, 폐업은 약 140만 건으로 약 2배 수에 달해 폐업 수치가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잔인한 해였다. 학계에서는 코로나19가 세계를 판이하게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변화를 앞당긴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세상은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 어느 정도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현재의 혼란한 시기에 등장한 다양한 비즈니스 흐름 속에서 향후 지속할 보석 같은 새 창업 아이템을 발견해낼 때이다.
업그레이드되는 무인 시장에 주목하자. 현재 수도권 및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규제에 묶여 있던 카페 등 각종 유흥 시설들이 숨통을 트고 있다. 반대 급부로 각광받던 무인 상점 및 무인 카페들이 주춤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두고 볼 일이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무인 비즈니스 상황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또한 무인 비즈니스가 단순히 판매자 및 관리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대안적 비즈니스였던 것에서 ‘무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중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성장세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내 키오스크(무인 기계) 시장 규모는 2006년 600억원에서 2019년 2,5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14%의 성장률이다. 이미 본격적으로 안면인식을 통한 결제 시스템까지 도입한 중국의 경우, 같은 해 무인상점 산업 성장 규모를 무려 연평균 281.3%로 전망했다.
각종 조사에서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을 무인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한편 이는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을 낳는 환경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가맹 사업을 시작한 ‘패스트카페(Fast Cafe)’의 경우,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안을 넘어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소상공인들이 비즈니스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시했다. 무인 카페가 각 지역의 바리스타 및 카페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판로를 연결하는 오프라인 비대면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화 한 것. 가맹 사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다양한 거점의 패스트카페에서는 ‘패스트 커피 머신’과 ‘패스트 셀럽 카페’의 2가지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실력 있는 소상공인들의 원두 커피 및 MD 상품들이 선별되어 판매된다. 지역의 카페 소상공인들에게는 판매루트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가맹점주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으로 다양한 소비자를 겨냥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무인이라는 컨셉 하에 상생과 연결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갖는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무인 카페에 4차산업의 로봇 컨셉을 더한 로봇카페 '비트'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특히 음료 주문부터 픽업까지 전 과정 무인 진행되는데, 로봇 바리스타를 통해 원두, 시럽의 양, 농도 조절 등을 선택할 수 있어 약 50여가지의 개인화된 주문이 가능하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의 발전에 힘입어 희망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무인 비즈니스의 미래적 가치는 역시 기본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적고 초기 자본 소요가 적다는 경제적 이점 덕분에 더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노동 시장의 불안정 요소 때문에 소규모 창업이나 부업 아이템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무인카페 ‘오토카페’의 경우 이러한 경제성은 물론, ‘카페에 IOT를 더하다.’ 라는 슬로건 아래 내부 DID(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 Digital Information Display)를 통한 24시간 광고 플랫폼 수익을 본사 및 가맹점이 쉐어한다는 수익형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인 카페들은 운영 및 판매 관리에 대한 웹 솔루션 및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4차산업의 문턱에서 가장 빠르게 개선된 비즈니스를 전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 ‘직방’이 오프라인 출근을 없애고 원격 근무제를 전격 도입해 화제를 끌고 있다. 중소대기업들까지 빠르게 체제를 전환하고 있는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3차산업에 머물지 않고 개선된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무인카페가 검토할 대상이 될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