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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게임캐스터서 콘텐츠 수출까지…정일훈 대표 '카멜레온 이력' 비결은 호기심

[CEO&story]정일훈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대표

대학 재학 시절 지상파 방송작가로 시작

게임캐스터·개발사 등 다양한 분야 거쳐

매번 도전하며 쌓은 경험이 가장 큰 밑천

22일 서울 마포구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에서 정일훈 대표이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22일 서울 마포구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에서 정일훈 대표이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




30여 년째 방송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정일훈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대학 시절 지상파 방송작가로 시작해 지상파·골프채널 아나운서, 게임캐스터, 인터넷커뮤니티 회사, 게임 개발사, 방송 콘텐츠 해외 수출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대중적으로는 게임캐스터로서의 모습이 가장 친숙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회 결승전이 열렸을 때 수천 명에 달하는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던 탁월한 중계·진행 능력을 기억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정 대표는 “그동안 한 일을 돌아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도전 욕구가 커졌다. 무작정 뭔가를 저지르고 나면 운이 따라오더라”라고 돌아봤다. 변화무쌍했던 이력은 개인으로서는 상당한 도전이었다. 게임캐스터를 하겠다고 나름 안정적이었던 지상파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PC방에 종일 머물며 사람들이 게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연구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게임캐스터로 승승장구하다가 홀연 중국에 e스포츠를 보급하겠다고 떠났고 JTBC에서 콘텐츠 수출 관련 일을 10년 가까이 하며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론칭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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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를 시작했을 때는 서울 을지로의 공유오피스 위워크에 직원만 달랑 두 명 있었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직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해 데려오고 채널과 콘텐츠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괴롭고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 나이로 쉰 셋인 그는 “앞으로 새로운 일을 몇 개나 벌일 수 있겠느냐”며 “내가 닿지 못했던 영역을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에 계속 도전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처음만 힘들지 두 번 이상 반복하면 별로 겁이 안 나더라”라고 했다.

그렇다고 도전을 맹목적으로 미화할 생각은 없다. 지금 하는 일이 잘되고 있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을 현실에 안주한다고 표현한다면,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과 비교해 현실 안주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그는 돌아봤다. 다만 우리 주변에는 진로 선택의 시점이 다가옴에도 그 후에 짊어져야 할 것이 두려워 선택을 유예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 대표는 “각자 선택에 대한 판단을 정직하게 내릴 수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도전이라면 도전일 수 있고 미친 짓이라면 미친 짓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대표에게는 과거의 경험이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를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그는 직전에 10여 년간 머문 JTBC에서의 경험을 강조하며 “많은 고수들을 선배로 모시면서 함부로 까불면 안 되는 이유를 깨달았다. 지금은 ‘겸손하자. 욕심 부리지 말자’가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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