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인플레 우려 낮다면서…유동성 죄기 나선 한은

은행 대출 늘리던 코로나19 비상조치 추가 중단

물가목표치 미달에 급격한 인플레 가능성만 차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향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시중 유동성을 늘리던 비상 조치를 추가로 중단하는 대조적 행보를 보였다. 물가가 한은 목표치인 2%에 장기간 미달하자 급격한 인플레 가능성만 차단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한국·미국·독일·호주 등 주요국에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지난해 3월 이후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최근 원자재 및 유가, 식료품 가격 상승에 경기 개선 기대가 더해져 상승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의 분출, 기저효과 등에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급격한 인플레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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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재정 지출에 유동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이지만 고용 부진과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은 물가 상승을 제약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최근 인플레 압력이 커지며 2월 소비자물가가 1.1%로 올라섰지만 그 전 4개월간 0%대에 그쳤던 사정도 고려됐다.



하지만 한은은 급격히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자산 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 금융권의 유동성을 늘려주던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 조치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했다.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는 시중은행이 한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제공하는 적격담보증권을 국채·통안증권등에서 한전·LH 등 9개 대형 공기업채와 농업금융채 등 은행채로 범위를 넓힌 것인데 코로나19로 흔들린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비상조치 중 하나였다.

이와 함께 한은은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던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및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 확대 조치도 이달 말까지 운용하고 끝내기로 했다. 이 역시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 중 하나였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총한도 10조 원 규모의 ‘금융 안정 특별대출제도’도 종료하기로 한 바 있다.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제공하면 한은이 증권사나 보험사에도 직접 돈을 빌려주는 코로나19 비상 조치 중 하나였는데 중단한 것이다.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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