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해외 완성차, 배터리 속속 내재화...배터리업계 주도권 뺏길까 초조

■폭스바겐發 K배터리 충격

폭스바겐, 유럽에 대형 공장 6곳 증설

테슬라·BMW까지 직접생산 체제 동참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내재화에 나서면서 배터리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테슬라·도요타·BMW 등에 이어 폭스바겐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원하는 성능의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그룹은 15일(현지 시간) ‘파워 데이’ 행사에서 유럽에 대형 배터리 공장을 6개 증설하고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80%를 자체 개발·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폭스바겐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 셀을 납품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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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독일 배터리 업체 ATW 오토메이션을 인수해 배터리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BMW는 독일 뮌헨에 배터리 셀 파일럿 공장을 짓고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자체 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외부 조달에 만족한다”며 균형을 잡고 있다. 현대차도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개발(R&D)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내재화를 준비하면서 배터리 업체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배터리 내재화를 통해 시장을 석권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만들지 못하면 자동차 ‘껍데기’만 만드는 격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의 내재화에 이어 CATL 등 중국 배터리의 질주까지 겹쳐지면 ‘K배터리’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재화를 위해 투자를 지속해온 테슬라조차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을 등한시하지 않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들이 규모의 경제로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완성차 업체들이 따라잡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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